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편견 혹은 선입견,이라는 개 /강성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8. 6.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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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견 혹은 선입견,이라는 개


  강성은


  그 개들은 어디서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동서남북 편便이나 춘하추동 계季쯤으로 추측할 뿐이다

  짖는 개들로 사원은 우거지고
  짖지 않는 개들로 사막은 비어간다
  개들은 인적人跡을 뒤적여
  발냄새와 그림자의 뼈를 물어온다

  아메리카 코요테는 늑대인가요 개인가요
  경계선이 경사면인 듯
  발아래 펼쳐진 구릉지대, 그곳이 우리의 발원지다

  우리의 믿음 저편
  몇 개의 방향으로 물과 불이 번지고
  몇 개의 관념들이 표상을 짓누르기도 한다

  천적과 친척 사이는 몇 촌인가요

  터그놀이나 노즈워크에 골몰하며 개와 고양이가 좌충우돌 하울링하는 것과, 가을 봄 겨울 여름 서열도 없이 계절이 한 해 위에 엎질러지는 것은
  우연인가요 필연인가요

  유리창에 스며든 나비의 충격에
  자정을 잊은 태양을 소비하는 밤
  오늘의 이미지를 박제하기 위해

  누군가 비와 소문을 엮어 달력를 만든다
  우리, 노을에 밀물을 찍어 날짜를 적을까요
  문득 서로에게 궁금해지는 요일로 가서_

 

 

 

―시집『白백에서 百백까지의 고백』(시산맥,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