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9. 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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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牙泉

 

한소운

 

 

수유리 산 밑 동네

반달호수 같은 초생 달이 떴다

간판불빛이 산 그림자를 밀어내는

여울목, 거기 월아천에

가슴을 부비며 울던 이의 옆모습이 비친다

사막 같은 가슴이

오아시스를 만난 듯 술잔을 잡는다

붉은빛이었다가 잿빛이었다가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은

저 산천과

이 달빛을 다 건너면

붉음이 사라질까 잠잠해질까

 

모래우는 소리가 나는 한사람에게

는개로 내려앉고 싶었던, 그런 날이 내게도 있었다

 

 

 

웹진시인광장(2021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