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귓속말 /​마경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9. 1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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귓속말

 

마경덕

 

챙겨간 마음

차마 꺼내지 못했다

 

하도 만지작거려 귀퉁이가 닳아버린,

 

동백꽃 피는 지지난해도

접시꽃 지는 지난해도

눈치만 보다가 그냥 들고 돌아왔다

 

어느 날

송이 째 툭 져버린 아버지

 

쑥스럽고 부끄럽던 그 한마디

“아버지 사랑해요.”

 

마지막 가시는 길

아무도 모르게 귀에 넣어드렸다

 

 

 

―계간「시와 소금」(2017.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