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얼쑤! / 송필국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0. 4.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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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쑤!

 

송필국

 

 

헐렁한 바지저고리

군데군데 기워 입고

겅중거리는 걸음새

지레 잡은 몽당숟가락

까맣게

그을린 깡통이 반질반질 눈부시다

 

흥겨운 굿거리장단

몸짓이 춤이 되고

구멍 난 검정고무신

삐죽 내민 뒤꿈치

곰삭은

쉰 목소리로 내지르는 품바타령

 

엇비슷이 비튼 고개

눌러 쓴 중절모자

일그러진 빈 밥통

사는것이 연극 같아

멈춘 듯

잦아들다가 너스레로 뒤채인다

 

신들린 듯 두들기는

넋 나간 제 그림자

얼마를 더 엉너리 쳐야

훨훨 날아오를까

구릿빛 더뎅이 얼굴 학춤 주는 저 각설이

 

 

―『정형시학』(2021.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