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문 없는 집 /이경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1. 6.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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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없는 집
이경애
진강산* 밑자락에 자리 잡은 우리 집
즐비한 나무숲이 그늘막 되어준다
보는 이 운치 있다며 살고 싶다 소망한다
옆 동네 학교는 빈 교실 많아지고
수녀원 담벼락은 고요가 밀려든다
어디를 걸어가 봐도 인적 없는 묵상길
정 많던 우리 마을 대문 없는 집들인데
주말만 잠긴 문 여는 냉랭한 집 되었다
뜸하게 왔다 갔다 하는 우리 집도 똑같다
*진강산 : 강화도에 있는 산
―시조집『앵두 한 알』(고요아침,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