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그 나무의 허언증 /백점례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1. 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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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나무의 허언증

백점례


그의 혀는
주렁주렁 말풍선을 불어냈다

그 말 한때 번성했으나
산을 넘지 못했고

구멍 난
벌레 자국에 골바람 시끄러웠다


새 소리 빗방울도
매달렸다 떨어지고

계절 끝 낯붉히다 허물 다 벗은 민낯

남은 뼈
고요를 앉혀 제 그림자 읽고 있다

 

 

ㅡ『나래시조』(2021,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