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1. 2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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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김숙분

 

 

엄마가 하루 종일 갯벌에서

오리걸음 걸으며 바지락을 캐는 동안

망태 속 바지락들이

바지락바지락 바지락바지락

 

저녁에 갯벌에 긴 그림자 그리면서

집으로 가는 내내

망태 속 바지락들이

바지락바지락 바지락바지락

 

숙제도 다 못하고 잠든 나를

누가 깨우고 있나 했더니

내 머리맡 바지락들이

바지락바지락 바지락바지락

 

 

―『열린아동문학』(2021,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