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사문진 나루터 /곽도경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2. 1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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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문진 나루터

 

곽도경 

 

 

유람선 한 척 노을을 끌고 다니며

강을 크게 한바퀴 돌고있다

 

강건너 마을로

사람들을 태우고 다니던 나룻배는 없고

늙은 버드나무 몇 그루 단풍진 잎사귀마다

연희, 순이, 인숙이 

이런 친구들 이름 하나씩

명찰처럼 매달고 서있다

 

소풍때마다 

왜 여기만 오냐고 투덜거리던  아이들 

다 어디에 살고 있는지

가끔 그 푸른 기억마저

가물가물 잊혀지는 날

강물위에 버들잎 띄우며

그 이름 하나씩 소리내어 불러본다

 

해가 강물위에  하루를 푼다

녹물 든 모래밭에 아이들이 뛴다

 

 

 

―계간『詩하늘 102』(2021년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