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능소화 목덜미 /이남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12. 2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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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목덜미

 

이남순

 

 

대학병원 회전문이 허공에 뜬 것 같다

 

비 오네...

비 오니까 따뜻한 거 먹고 갈까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앞만 보고 걷는 당신

 

핏기 채 가시지 않은 능소화가 떨어진다

 

내년엔 꽃 피겠지,

혼잣말을 뱉는 당신

 

국숫집 앞장서 가는, 목덜미가 이내 붉다 

 

 

 

―『좋은시조』 (2021.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