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혼잣말 /심인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 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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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잣말
심인자
모습을 감추어도
후회 없을 것 같은 저녁
하나둘 등이 켜지고 짧아지는 그림자
먼 허공 파리한 눈썹달
차갑게 흘러간다
사위어 가는 것은
그리움의 씨앗이 되고
돌아갈 수 없는 길 기억으로 되돌리면
대보름 달집과 함께 사라진
사람들과 그날의 함성
가슴에 오래 마른 꽃
한 송이 선사하며
어두워진 거리 저편으로 걸어오는 것들에게
풋 물든 일상 내밀고
아직 시간은 유효하다고
―『시와 소금』(2021, 겨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