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옥잠화 /이석구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2. 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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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잠화
이석구
초록의 잎사귀를 걷어낸 손바닥은
솜털 같은 낮달만 떠오른 건 아니다
시 한 줄 엮어줄 만큼 고요도 가득하다
처서를 지난 아침 날벌레 스친 이슬
먹물에 붓을 적신 궁체의 필력인데
동암댁 늙은 안주인이 옮겨 적는 화선지다
흰 꽃이라 말하기엔 빈틈없는 색깔이라
옛 글자를 만진 듯이 들숨의 흐른 떨림
밝음과 어둠이 섞인 바람결이 한 뼘이다
ㅡ21세기시조동인 13집『ZOOM』(고요아침,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