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자벌레 /강경화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3. 1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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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벌레

 

강경화

 

 

참나무의 까마득한 우듬질 향해 자벌레 간다

 

팍팍했을 옹이의 시간까지 읽으며 간다

 

마음에 닿은 글귀에 그어지는 초록색 밑줄

 

생각이 필요할 땐 서슴없이 멈춰 서서

 

더듬더듬

하늘 한번

바람 한번

보고 간다

 

끝까지 다 읽으려면

아직도

한참이다

 

 

 

ㅡ율격시조동인 『율격』(동산문학사, 2021, vol.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