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지상에서 천국까지 /고두현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5. 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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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서 천국까지
고두현
소변기가 세 개 있다.
몇 발짝 더 가서 세 번째 앞에 선다.
첫 번째는 너무 많은 세례를
받았으므로 비워 두고
버스에서 타고 내릴 때
문 앞자리는 비워 둔다.
나보다 급한 사람
금방 타고 내릴 것 같아
공원묘지 봉분이 여럿 있다.
입구에서 가장 먼 곳까지 가 눕는다.
걸음 늦어 천국에 지각할
뒷사람을 생각하며.
ㅡ『현대시학』(2022, 3-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