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문병 /정수자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6. 1. 19:14
728x90

문병

 

정수자

 

 

아프면 주변이 조금씩 더 친절해져

눈빛과 표정을 신중히 차려 들고

 

에둘러 증세를 묻다

안도를 휴 나누다

 

침묵의 간격들이 하릴없이 길어질 때

기침이나 깨워내 공기를 흩어볼까

 

그런 척 아닌 척하는

치레라면 치우게들

 

그런 후면 더 자라는 통증은 밤의 문병

아파도 개운히 깬 어린 날 낮잠처럼

 

오요요 말간 꾀 불러

조퇴하고 싶어라

 

 

 

―『시와소금』(2022,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