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물 위의 아이들―톤레삽 호수* /한희정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7. 1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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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의 아이들

―톤레삽 호수*

 

한희정                 

 

 

신들도 이곳에선 어쩔 수 없나 보다 

물빛조차 황톳빛, 

부레옥잠 뜨듯이 

말보다 먼저 배운 건 

흔들림을 견디는 것 

 

고무대야 배를 타고 

“원 달라 원 달라” 

애절한 그 눈빛은 끝 모를 물속 같아 

삽시간 나도 흔들려

아무 말도 못했지

 

달라 대신 받아 쥔 색연필을 쳐들며

무지개를 그리듯 수면 위로 흩어지는,

석양에

화엄의 꽃이

물비늘에 부시다

 

 

* 캄보디아에 위치한 호수로 수상가옥이 많다.

 

 

 

―『목련꽃 편지』(한그루,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