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9. 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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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 직전 

 

김솜

 

 

곧 도착한다는 전갈은 독毒을 품고 있었다

 

움직임도 없이 움직이는 시간은

움직이는 것들을 키우고 또 가져갔다

도착이 없는 ‘곧’은 어떤 상태일까

 

스위치를 누르면 켜지는 전등 같은 순간

접힌 신발 뒤축 같은 설레발도

손목시계와 심장의 시계가 달라서

측정할 수 없다

 

마음을 따르지 않는 시간

속도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온다던 너는 시침위에 앉아 있고

기다리는 나는 초침 위에서 서성였다

 

‘곧‘은 시간일까 감정일까

 

 

―『시와사람』(2022., 가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