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감상해 보자

서재 /서일옥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2. 12. 25.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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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서일옥
 

책들이 방을 점령군처럼 차지했다
그들이 던져놓은 시끄러운 지식이
자꾸만 쌓이고 있다
부채負債처럼 쌓인다  

날마다 어둠 속에서 책들끼리 다툰다
문을 닫아걸어도 귀를 막아보아도
그들의 격한 논쟁이
문틈으로 새어 나온다

이제 버려야 하나?
아직 두어야 하나?
몇 번을 들었다가 도로 놓곤 하지만
글자의 바늘에 찔려
발목을 접질렸다

 


 
ㅡ『가람시학』(2022, 제1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