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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밤/오상순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0. 7. 21.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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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초 오상순 시인 묘소/2010-07-04> 

 

 

첫날 밤/오상순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의 촛불은 꺼졌다…….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바다 속에서
어족(魚族)인 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있어,


아야……야!
태초 생명의 비밀 터지는 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涅槃)의 문 열리는 소리
오오 구원의 성모 현빈(玄牝)이여!


머언 하늘의 뭇 성좌는
이 밤을 위하여 새로 빛날진저!


밤은 새벽을 배(孕胎)고
침침히 깊어 간다.

 

 

(『한국의 명시』 김희보 엮음. 증보판. 종로서적)

 

                <공초 오상순 시인 묘소/2010-0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