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4322

코스모스 /김사인 - 겨울 우포 /김주대

코스모스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 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 그간의 일들을 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ㅡ시집『가만히 좋아하는』(창비, 2006) -------------------------------- 겨울 우포 김주대 언 살 수면을 찢어 늪은 새들의 비상구飛上口를 만들어 놓았다 출렁이는 상처를 밟고 새들이 힘차게 작별한 뒤에도 늪은 밑바닥까지 울던 새들의 발소리 기억하며 겨우내 상처를 열어 두었다 고향을 힘차게 떠난 우리는 언제 어머니 상처에 돌아갈 수 있을까 ㅡ『시와사람』 (2023, 봄호)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 ~ 50) - 목록과 시

한국인이 애송하는 사랑시 (1 ~ 50) - 목록과 시 제1편 이성복 - 서시 제2편 한용운 - 사랑하는 까닭 제3편 김소월 - 먼 후일(後日) 제4편 최승자 - 청파동을 기억하는가 제3편 황지우 - 너를 기다리는 동안 제6편 성미정 - 사랑은 야채 같은 것 제7편 서정주 - 연(蓮)꽃 만나러 가는 바람같이 제8편 송찬호 - 찔레꽃 제9편 김남조 - 그대 있음에 제10편 황동규 - 즐거운 편지 제11편 문정희 - 남편 제12편 김승희 - 새벽밥 제13편 정현종 - 갈증이며 샘물인 제14편 도종환 - 옥수수밭에 당신을 묻고 제15편 김광섭 - 저녁에 제16편 신경림 - 가난한 사랑 노래 -이웃의 한 젊은이를 위하여 제17편 신달자 - 열애 제18편 함민복 - 서울역 그 식당 제19편 오규원 - 기교 2 -..

세계 여성의 날에 시인 고정희를 재평가하다 -이승하 시인

세계 여성의 날에 시인 고정희를 재평가하다 -이승하 시인 이 글은 세계 여성의 날, 올렸던 글, 고정희 시인은 전남 해남에서 출생하였고,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현대시학』에 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으며, ‘목요시’ 동인으로 활동했습니다. 1983년 『초혼제』로 ‘대한민국문학상’을 탔습니다. 시세계가 한창 무르익고 있을 무렵인 1991년, 지리산 등반 도중 실족 사고로 작고했습니다. 고정희는 시를 쓰는 한편 광주 YWCA 간사와 크리스찬 아카데미 출판부 책임간사, 가정 법률 상담소 출판부장 등을 지내며 사회 활동을 했고, 특히 1980년대 초부터 여자와 남자 그리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서로 평등하고 자유롭게 어울려 사는 대안 사회를 모색하는 여성주의 공동체 모임인 ‘또 하나의 문화’에 동인으로 참여하..

명문장(名文章)은 깊이 생각하고 끝없이 상상하는 힘에서 나온다 /이어령

李御寧 이화女大 석좌교수 1934년 충남 아산 출생. 서울大 문리대 국문科, 同 대학원 졸업. 조선일보·한국일보 논설위원, 경향신문 파리특파원, 도쿄大ㆍ국제일본문화연구소 객원교수, 문화부 장관, 이화여대 석좌교수, 새천년주비위원회 위원장 역임. 저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축소지향의 일본인」, 「공간의 기호학」, 「이어령 라이브러리」(전 30권) 외 다수. [진행·정리] 李相欣 월간조선 기자〈hanal@chosun.com〉 李相姬 월간조선 조사요원〈gwiwon27@chosun.com〉 조조(曹操)는 두통이 날 때마다 진림(陳淋)의 글을 읽었다고 한다. 그의 글을 읽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아픈 것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원소(袁紹)」의 편에서 자신을 비방해 오던 진림이 포로로 잡혀 왔을 ..

경계를 건너온 사유의 분광들/ 허형만/ 시와사람 2022년 봄 103호

경계를 건너온 사유의 분광들 _허형만 시 「나무들의 거리」외 네 편 박철영(시인. 문학평론가) 간혹 시를 통해 심정적인 고통을 위로받거나 공감으로 감전된 즐거움을 만끽하곤 한다. 시는 삶의 부분으로 전입되면서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안겨주며 소진된 활력을 되찾는 기제로 작용한다. 그것은 문장의 스펙트럼 안에서 확장되는 사유의 파동을 의미한다. 좋은 시들을 접하는 기회가 빈번한 것도 아닐뿐더러 발견한다면 행운이다. 시를 읽을 때마다 과연 시는 무엇이어야 하고, 내용은 무엇이 담아져야 하는가를 묻게 된다. 하루에도 수없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 쏟아지는 시들을 보며 우리가 지향하는 사유들이 문장으로 공감되며 독자라는 대상과 소통하고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그렇..

전통 시조 보급 열정 윤금초 시인

전통 시조 보급 열정 윤금초 시인 입력 2007. 07. 31. 15:42 수정 2007. 07. 31. 15:42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시인은 아이처럼 들떠있었다. 구례·영암·완도·강진 그리고 해남 나들이. 남도 5곳을 돌며 만날 사람들 생각에 얼굴에선 환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이번에 찾아가는 5곳 모두 문화 소외지역입니다. 그곳 주민들에게 작으나마 알찬 문화의 향기를 선물할 생각입니다." 마지막 방문지 해남은 시인의 고향이기도 하다. 대흥사와 땅끝마을, 그리고 어머니의 품처럼 아늑한 황토와 바다가 있는 곳. 어디선가 육자배기 가락이 흘러나오면 저절로 흥겨워 시 한 수 읊을 것 같은 곳으로 기억한다. 시골 마을들을 돌며 시인은 시조문학 강연과 시조 낭송회·시조 창과 판소리 공연 등을 선보인다..

박기섭 -오동꽃을 보며/오동꽃 저녁/오동꽃이 늦봄에 피는 까닭

오동꽃을 보며 박기섭 이승의 더딘 봄을 초록에 멱감으며 오마지 않는 이를 기다려 본 이는 알지 나 예서 오동꽃까지는 나절가웃 길임을 윗녘 윗절 파일등은 하마 다 내렸는데 햇전구 갈아끼워 불 켜든 저 오동꽃 빗장도 아니 지른 채 재넘이길 열어났네 하현의 낮달로나 나 여기 떠 있거니 오동꽃 이운 날은 먼데 산 뻐꾸기도 헤식은 숭늉 그릇에 피를 쏟듯 울던 것을 ㅡ시조집『오동꽃을 보며』(황금알, 2020) 오동꽃 저녁 박기섭 너의 무릎을 베고 저무는 봄날이었으면 누른 국수에 날감자를 구워 놓고 아픈 데 아픈 데도 없이 그냥 그렇게 나른한 또 그런 봄날이었으면 너는 그예 나를 낳고 창밖에 남아 부신 뻐꾸기 소리나 듣는 다저녁 숭늉 그릇에 오동꽃이나 보는 ㅡ시조집『오동꽃을 보며』(황금알, 2020) 오동꽃이 늦봄에..

[제40회 중앙시조신춘시조상] 불편해서 지나친 것들에 한없이 미안했죠

[제40회 중앙시조신춘시조상] 불편해서 지나친 것들에 한없이 미안했죠 중앙신춘시조상 불편에게로路 -권선애 편안대로大路 벗어나 불편에게로 갑니다 자동화된 도시에서 손발이 퇴화될 때 발밑은 물관을 따라 실뿌리를 뻗습니다 지칠 대로 지쳐가 풀 죽은 빌딩 숲은 낯선 대로 익숙한 대로 껍질만 남긴 채 별들의 보폭을 따라 좁은 길을 걷습니다 좋을 대로 움트는 불편을 모십니다 어두우면 꿈꾸는 대로 밝으면 웃는 대로 낮과 밤 시간을 일궈 내 모습을 찾습니다 권선애 당선 연락을 받고 온종일 내 몸엔 명사와 주어(정말, 정말 내가?)가 번갈아 돋았습니다. 밭에서 발코니에 옮겨 심은 케일을 오래도록 바라보았습니다. 불편해서 지나친 것에 한없이 미안했습니다. 시조 앞에서 제자리를 맴돌 때, 들풀은 바람을 따라가느라 더욱 유연..

[제40회 중앙시조대상] 시조는 생물체,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제40회 중앙시조대상] 시조는 생물체,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중앙시조신인상 그 겨울의 뿔 -김양희 1 까만 염소에 대한 새까만 고집이었다 힘깨나 자랑하던 뿔에 대한 나의 예의 어머니 구슬림에도 끝내 먹지 않았다 염소의 부재는 식구들의 피와 살 살 익은 비린내에 입 코를 틀어막았다 엊그제 뿔의 감촉이 손바닥에 남아서 2 그 겨울 식구들은 감기에 눕지 않았다 고집을 부리던 나도 눈밭을 쏘다녔다 염소의 빈 줄만 누워 굵은 눈발에 채였다 김양희 시간은 어길 수 없는 완전체입니다. 어떠한 압력에도 구부러지거나 늦춰지지 않습니다. 총량의 법칙이 시간에도 적용됩니다. 이 법칙을 이해하고 충분히 누리다 보니 시조를 만지는 손길이 낯섦에서 익숙함으로 차차 바뀌었습니다. 2021년은 가장 기억에 남을 것입니다. 그동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