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가지 않은 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노란 숲속에 두 갈래 길 나 있어, 나는 둘 다 가지 못하고 하나의 길만 걷는 것 아쉬워 수풀 속으로 굽어 사라지는 길 하나 멀리멀리 한참 서서 바라보았지. 그러고선 똑같이 아름답지만 풀이 우거지고 인적이 없어 아마도 더 끌렸던 다른 길 택했..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6.07.02
생일/크리스티나 로제티 생일 크리스티나 로제티 내 마음은 물오른 나뭇가지에 보금자리 틀어 놓고 노래하는 새. 내 마음은 주렁주렁 맺힌 열매로 해서 한 그루 휘어진 사과나무. 내 마음은 고요한 바다에 살며 헤엄치고 있는 무지개 조개. 내 마음에 이 모든 것들보다 더 기쁘게 사랑이 사랑이 찾아왔어요. 날 위..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5.08.17
장미 잎사귀 / 사포 장미 잎사귀 / 사포 장미 잎사귀 노랗게 시들어 분수물에 파르를 떨어질 제 고요히 들리는 갈피리 소리 서글픈 마음을 더하여 준다. 자갈소리 내 귀에 들리기를 안타까이 안타까이 기다리는 아아 설레는 이 마음이여! 그건 파온의 발자취 아닌가. -김희보 엮음『세계의 명시』(종로서적, 1..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5.06.24
비둘기 / 타카하시 무쯔오 비둘기 타카하시 무쯔오 그 비둘기 나 줘 하고 그분은 말했다. 드려도 좋아요 하고 나는 대답했다. 정말 귀엽군 하며 그분은 받아 안았다. 구구구구 울어요 하고 나는 말했다. 이 눈이 예쁜데 하며 그분은 만졌다. 입술도 예뻐요 하며 나는 쓰다듬었다. 하지만 하며 그분은 나를 마주 보았..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4.09.20
어둠 속에서 고양이가 울 때 / 김승강 어둠 속에서 고양이가 울 때 김승강 저 고양이는 내가 혼자라는 걸 알고 있는 거야 아침에 골목길을 막 돌아서는데 저 놈이 힐끔 나를 쳐다봤어 짧은 순간이었지만 뭔가 알고 있는 눈치였어 고양이가 운다 아기 울음소리로 섧게 섧게 저 울음은 나 들으라는 소리가 분명하다 고양이 속에..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4.08.08
추수하는 아가씨 / 워즈 워드 추수하는 아가씨 워즈워드 저것을 보게나, 저 들에 오직 혼자서 홀로 곡식 거두며 홀로 노래 부르는 저 외로운 하일랜드의 산골 아가씨. 걸음을 멈추거나, 조용히 지나가게나. 오로지 홀로 베어서는 다발 묶으며 구슬픈 가락으로 노래하는 아가씨. 오 들어보게나, 깊고 깊은 골짜기는 그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4.08.08
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강물가의 단상) / 두보 (시에게 쓰는 시) 江上値水如海勢聊短述(강물가의 단상) 두보 爲人性僻耽佳句 語不驚人死不休 老去詩篇渾漫興 春來花鳥莫深愁 新添水檻供垂釣 故著浮?替入舟 焉得思如陶謝手 令渠述作與同遊 내 사람됨이 아름다운 시구를 탐하는 성벽이라 다른 이 놀랠 시 못 지으면 죽어도 쉴 수 없도다 늙어갈수록 시..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4.07.23
낙엽 / 레미 드 구르몽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9) 낙엽 ―레미 드 구르몽(1859∼1915)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3.01.05
새들은 / 에밀리 디킨슨 (황인숙의 행복한 시 읽기 4) 새들은 에밀리 디킨슨(1830∼1886) 새들은 네 시- 그들의 여명에- 공간처럼 무수한 대낮처럼 무량한 음악을 시작했다 나는 그들의 목소리가 소모한 그 힘을 셀 수가 없었다 마치 시냇물이 하나하나 모여 연못을 늘리듯이 그들의 목격자는 없었다 오직 수수한 근면으로 차려입고 아침을 뒤쫓..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3.01.04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번역: 정현종 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번역: 정현종 나 개암나무 숲으로 갔네. 머릿속에서 타는 불 있어 나뭇가지 꺾어 껍질 벗기고, 갈고리 바늘에 딸기 꿰고 줄에 매달아, 흰 나방 날고 나방 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일 때, 나는 냇물에 그 열매를 던져 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 ..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2012.1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