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59

이니스프리 호수섬/예이츠

이니스프리 호수섬/예이츠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가지 얹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는 오리. 밤중조차 환하고, 낮엔 보..

동방의 등불/타고르

4. 현대편 동방의 등불/타고르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 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였던 코리아, 그 등불 다시 한번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에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린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

잊어 버립시다/티즈테일

4. 현대편 잊어 버립시다/티즈테일 꽃을 잊는 것처럼 잊어 버립시다. 한 때 세차게 타오르던 불을 잊듯이 영원히 영원히 아주 잊어 버립시다. 세월을 고맙게도 우리를 늙게 하오. 누가 만일 물으면 이렇게 말합시다. 그건 벌써 오래 전에 잊었노라고. 꽃처럼 불처럼, 또는 옛날 잊고 만 눈 속에 사라진 ..

목장/프로스트

4. 현대편 목장/프로스트 나는 목장의 샘을 소제하러 가는 길 잠시 낙엽을 긁어 내면 그뿐입니다. 물이 맑아짐을 기다려 볼 것이고 오래지 않을 테니―함께 가실까요. 나는 송아지 새끼를 데리려 가는 길 어미소 곁에 서 있는 그놈은 아주 어려 어미소가 핥을 때는 비틀거립니다. 오래지 않을 테니―함..

하마/T. S. 엘리어트

4.. 현대편 하마/T. S. 엘리어트 등이 멋없이 넙쩍한 하마 녀석 진흙 가운데 배를 깔고 자빠져 있다. 보기엔 아주 건장한 놈 같지만 겨우 살과 핏덩어리에 불과한 것이다. 살과 피는 힘없고 약하여, 신경의 충격에 견디기 어렵다. 그러나 진정한 교회는 끄떡 않음은 바다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먹이나 ..

고엽(枯葉)/프레베르

4.. 현대편 고엽(枯葉)/프레베르 기억하라 함께 지낸 행복스런 나날을. 그 때 태양은 훨씬 더 뜨거웠고 인생은 훨씬 더 아름답기 그지 없었지.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나는 그 나날들을 잊을 수 없어… 마른 잎을 갈퀴로 긁어 모으고 있다. 모든 추억도 또 모든 뉘우침도 함께 북풍은 그 모..

공원/프레베르

4.. 현대편 공원/프레베르 천 년에 또 천 년이 걸린다 해도 네가 내게 입맞춤하고 내가 네게 입맞춤한 그 영원한 한 순간은 아무리 애써도 말 다 못하지. 우주 속의 별 지구 속의 파리 파리의 몽수리 공원에서 겨울 햇빛 속 어느 아침의 일이지. -시선집 『世界의 名詩』김희보 편저 2010-06-12 / 18시 20분 20..

하늘의 옷감/예이츠

3. 상징주의 풍토편 하늘의 옷감/예이츠 금빛과 은빛으로 무늬를 놓은 하늘의 수놓은 옷감이라든가 밤과 낮과 어스름한 저녁 때의 푸른 옷감 검은 옷감이 내게 있다면 그대의 발 밑에 깔아 드리오리다만 내 가난하여 가진 것 오직 꿈뿐이라 그대 발 밑에 내 꿈을 깔았으니 사뿐이 밟으소서, 내 꿈 밟고 ..

진혼곡/스티븐슨

진혼곡/스티븐슨 별빛 아름다운 넓은 하늘 아래 무덤 파고 거기에 나를 눕혀 다오. 즐겁게 살았고 또 즐겁게 죽으니 즐거이 또한 이 몸 눕노라. 묘비에 새길 싯구는 이렇게 써 다오. 오래 바라던 곳에 그는 누워 있으니 바다에 갔던 뱃사람 집으로 돌아오다. 산으로 갔던 사냥꾼 집으로 돌아오다.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