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59

인적 멀리 떨어진/워즈워드

인적 멀리 떨어진/워즈워드 인적 멀리 떨어진 더브의 샘물 가에 아름다운 루시는 살고 있었다. 칭찬해 주는 사람 아무도 없었고 사랑해 주는 사람도 없는 아가씨였다. 이끼 낀 바위 틈에 반쯤은 숨은 한 떨기 소박한 오랑캐꽃이랄까! 아니면, 어두운 밤 서녘 하늘에 다만 홀로 반짝이는 별이라 할까. 아..

무지개/워즈워드

무지개/윌리엄 워즈워드 무지개를 하늘에 바라볼 때면 나의 가슴 설렌다. 내 생애가 시작될 때 그러하였고 나 어른이 된 지금도 이러하거니 나 늙어진 뒤에도 제발 그래라. 그렇지 않다면 나는 죽으리!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여라. 바라기는 내 목숨의 하루하루여 천성의 자비로써 맺어지거라. -김희..

가을/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라이너 마리아 릴케 나뭇잎이 떨어진다. 멀리서 떨어져 운다. 마치 하늘의 먼 정원이 시들고 있는 듯하다. 거부하는 몸짓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리고 밤이 되면 이 무거운 지구는 모든 별들에서 떨어져 고독 속으로 잠긴다. 우리 모두가 떨어진다. 여기 이 손도 떨어진다. 다른 모든 것을 보라, 모..

가을날/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라이너 마리아 릴케 주여, 때입니다. 여름에는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얹으십시오. 들에다 많은 바람을 놓으십시오. 마지막 과실에게 결실을 명하십시오. 열매 위에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주시고, 마지막 단 맛이 짙은 포도 송이 속에 스..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프로스트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프로스트 이것이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겠다. 물론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그는 내가 여기 서서 눈이 가득 쌓이는 자기 숲을 보고 있음을 보지 못할 것이다. 내 작은 말은, 근처에 농가도 없고 숲과 얼어 붙은 호수 사이에 한 해의 가장 어두운 저녁에 서 ..

노래의 날개/하이네

노래의 날개/하이네 노래의 날개 위에 우리 올라 타고 함께 갑시다, 사랑하는 사람이여 간지스 강 그 기슭 푸른 풀밭에 우리 둘이 잘 만한 곳이 있다오. 환한 달 동산에 고요히 떠오를 때 빨갛게 활짝 피는 아름다운 꽃동산 잔잔한 호수에 웃음짓는 연꽃들은 아름다운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오. 꽃들은 ..

근위병/하이네

근위병/하이네 프랑스로 돌아가는 두 근위병. 그들은 러시아의 포로였었다. 독일의 병영에 막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은 고개를 떨구었다. 거기에서 슬픈 소문을 듣게 되었나니 프랑스는 전쟁에 패배하였고 대군은 뿔뿔이 흩어졌으며-, 황제께서, 황제께서 잡히셨단다. 두 사람은 서로 힘껏 끌어안으며 ..

로렐라이/하이네

로렐라이/하이네 왜 그런지 그 까닭은 알 수 없지만 내 마음은 자꾸만 슬퍼지고 옛날부터 전해져 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내 마음에 메아리친다. 싸느란 바람불고 해거름 드리운 라인강은 소리없이 흐르고 지는 해의 저녁 놀을 받고서 반짝이며 우뚝 솟은 저 산자락 그 산 위에 이상스럽게도 아름다운..

미뇽(1)/미뇽(2)괴테/미뇽(3)......괴테

미뇽(1)/괴테 그대여 아는가 그 나라, 레몬꽃 피고 초록색 잎 사이로 황금빛 오렌지 불타고, 부드러운 바람은 푸른 하늘을 적시며 뮈르테는 고요히 로르베리는 높이 솟은 그 나라를 아는가 먼 나라! 그 곳에 나 그대와 함께 가리, 사랑하는 사람아. 그대여 아는가 그 집을, 원주(圓柱) 늘어서고 높다란 지..

마음 변한 소녀/괴테

마음 변한 소녀/괴테 노을진 햇빛을 온몸에 받으면서 조용히 숲 언저리를 걸어가노라니 다몬이 앉아서 피리 불고 있었지. 그 소리 바위 틈에서 울리는 듯 솔 랄 라! 그는 나를 제 곁에 끌어 당기더니 부드럽고 달콤하게 입 맞추었지. 그에게 말하기를 "좀더 불어요!" 그이는 다시금 피리를 불었지 솔 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