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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서서/프로스트
이것이 누구의 숲인지 나는 알겠다.
물론 그의 집은 마을에 있지만―
그는 내가 여기 서서 눈이 가득 쌓이는
자기 숲을 보고 있음을 보지 못할 것이다.
내 작은 말은, 근처에 농가도 없고
숲과 얼어 붙은 호수 사이에
한 해의 가장 어두운 저녁에
서 있음을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내 작은 말은 방울을 흔들어
무슨 잘못이라도 있는가고 묻는다.
다른 소리라고는 다만 스쳐가는
조용한 바람과 솜털 같은 눈송이뿐.
아름답고 어둡고 아늑한 숲 속,
그러나 내게는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자기 전에 가야 할 먼 길이 있다.
-김희보 편저『世界의 名詩』(종로서적, 1987)
2010-07-03 / 23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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