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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번역: 정현종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12. 13.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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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매는 잉거스*의 노래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 번역: 정현종


 


나 개암나무 숲으로 갔네.
머릿속에서 타는 불 있어
나뭇가지 꺾어 껍질 벗기고,
갈고리 바늘에 딸기 꿰고 줄에 매달아,
흰 나방 날고
나방 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일 때,
나는 냇물에 그 열매를 던져
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 낚았네.

 
돌아와 그걸 마루 바닥에 놓고
불을 피우러 갔지.
그런데 뭔가 마룻바닥에서 바스락거렸고,
누가 내 이름을 불렀네:
송어는 사과꽃을 머리에 단
어렴풋이 빛나는 아씨가 되어
내 이름을 부르곤 뛰어나가
빛나는 공기 속으로 사라졌네.
 

우묵한 땅 솟은 땅을 헤매느라고
비록 나 늙었어도,
그녀 간 곳을 찾아내어
입 맞추고 손 잡으리:
그리하여 얼룩덜룩 긴 풀 사이를 걸으며
시간과 세월이 다할 때까지 따리라,
달의 은빛 사과,
해의 금빛 사과들을.
 

 

*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미와 사랑의 신
 
                  

 

-민음세계시인선 11『첫사랑』(민음사, 1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