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외국시♠시를 읽어야 할 시간

박하 /셔이머스 히니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8. 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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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


셔이머스 히니

 


그것은 작은 먼지투성이 쐐기풀 덤불 같았다,
집 박공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쓰레기와 오래된 병을 내다버렸던 곳 너머: 
초록빛 띤 적 한 번 없고, 거의 관심 아래였던.


하지만, 공정하게 말해서, 그것 또한 의미했다 가망과
새로움을 우리 삶의 뒷마당에서
마치 아직 애송이지만 끈질긴 어떤 것이
어영부영 초록 샛길로 들어와 유포되는 것처럼.


가윗날의 싹둑자름, 빛, 일요일
아침의, 박하 잎이 잘리고 사랑받을 때:
나의 마지막 것들은 처음의 것일 것, 내게서 빠져나가는.
하지만 모든 것 그냥 둬야지 살아남았다면.

 
박하 향 어지러이 무방비로 퍼지게 둬야지
마당 안에 해방된 그 동거인들처럼.
우리가 무시하여 저버렸기에
우리가 적대했던 그 무시된 이들처럼.
 


                              (번역: 김정환)

 

 


-김정환 옮김『셰이머스 히니 시전집』(문학동네, 2011)
2012-08-07  화요일 오전 08시 2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