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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사랑
괴테
아아 누가 돌려 주랴, 그 아름다운 날
첫 사랑의 그 때를.
아아 누가 돌려 줄 것이랴.
그 아름다운 시절의
다만 한 토막이라도.
쓸쓸히 나는 이 상처를 키우며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슬픔에
잃어진 행복을 슬퍼하고 있으니,
아아 누가 돌려 주랴, 그 아름다운 나날
첫사랑의 그 즐거울 때를
마음 변한 소녀
괴테
노을진 햇빛을 온몸에 받으면서
조용히 숲 언저리를 걸어가노라니
다몬이 앉아서 피리 불고 있었지.
그 소리 바위 틈에서 울리는 듯
솔 랄 라!
그는 나를 제 곁에 끌어 당기더니
부드럽고 달콤하게 입 맞추었지.
그에게 말하기를 "좀더 불어요!"
그이는 다시금 피리를 불었지
솔 랄 라!
내 마음에 침착함은 사라져 버렸고
내 기쁨도 멀리로 도망가고 말았지.
이제금 내 귀에 들려오는 소리는
다몬이 부는 피리소리뿐이라네.
솔 랄 라! 레 랄 라.
이별
괴테
입으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이별을
내 눈으로 말하게 하여 주십시오!
견딜 수 없는 쓰라림이 넘치오!
그대로 어느 때는 사나이었던 나였건만.
상냥스러운 사랑의 표적조차
이제는 슬픔의 씨앗이 되었고
차갑기만 한 그대의 입술이여
쥐여 주는 그대의 힘없는 손이여.
여느 때라면 살며시 훔친 입 맞춤에조차
나는 그 얼마나 황홀해질 수 있었던가.
이른 봄 들판에서 꺾어 가지고 온
그 사랑스런 제비꽃을 닮았었으나.
이제부터는 그대 위해 꽃다발을 엮거나
장미꽃을 셀 수조차 없게 되었으니,
아아 지금은 정녕 봄이라는데 프란치스카여
내게만은 쓸쓸하기 그지없는 가을이라오.
김희보 편저『世界의 名詩』(종로서적,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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