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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
괴테
입으로는 차마 말할 수 없는 이별을
내 눈으로 말하게 하여 주십시오!
견딜 수 없는 쓰라림이 넘치오!
그대로 어느 때는 사나이었던 나였건만.
상냥스러운 사랑의 표적조차
이제는 슬픔의 씨앗이 되었고
차갑기만 한 그대의 입술이여
쥐여 주는 그대의 힘없는 손이여.
여느 때라면 살며시 훔친 입 맞춤에조차
나는 그 얼마나 황홀해질 수 있었던가.
이른 봄 들판에서 꺾어 가지고 온
그 사랑스런 제비꽃을 닮았었으나.
이제부터는 그대 위해 꽃다발을 엮거나
장미꽃을 셀 수조차 없게 되었으니,
아아 지금은 정녕 봄이라는데 프란치스카여
내게만은 쓸쓸하기 그지없는 가을이라오.
김희보 편저『世界의 名詩』(종로서적, 1987)
2012-04-12 / 목요일, 오전 0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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