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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 헤르만 헤세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9. 11.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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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헤르만 헤세

 


우수(憂愁) 어린 정원
피어 있는 꽃에 싸느다란 비가 내린다.
그러자 여름은 봄을 부르르 떨면서
말없이 자신의 임종을 맞이한다.


황금빛으로 물든 나뭇잎이 펄럭펄럭
높다란 아카시아나무로부터 떨어진다.
그러자 여름은 깜짝 놀라 힘없는 미소를
꿈이 사라지는 마당에다 보낸다.


이미 그 전부터 장미꽃 옆에서
다소곳이 휴식을 기다리고 있던 여름은
이윽고 천천히 그 커다란
피곤에 지친 눈을 감는다.

 

 


-김희보 편저『세계의 명시』(종로서적, 1987)
2012-09-11 화요일 오전 08시 21분

 

 

 

9월 


헤르만 헤세

 

 

정원은 슬퍼한다.
차가운 빗방울이 꽃잎 속으로 스며든다.
다가올 그 마지막을 향해
여름은 조용히 몸부림친다.

 

황금빛 물방울이 잎사귀를 향해
높은 아카시아 나무 위에서 떨어진다.
여름은 놀라고 피곤한 표정으로
정원의 죽어가는 꿈을 향해 미소 짓는다.


오랜 동안 장미꽃 옆에서 떠나지 못한 채
여름은 휴식을 그리워한다.
그 지친 두 눈을
여름은 천천히 내리감는다.

 

 

 

<인터넷에서 가져 온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