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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은 왜 욕먹으면서 굳이 SNS를 할까?(종합)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2. 12. 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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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스님은 왜 욕먹으면서 굳이 SNS를 할까?(종합)
뉴스엔|
입력 2012.12.19 08:09
 
[뉴스엔 하수정 기자]

혜민스님의 대중친화적 행보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혜민스님은 12월18일 방송된 KBS 2TV '승승장구'에서 "도시를 좋아하는 동네 스님이다. 법명이 혜민으로 슬기로울 혜 재빠를 민이다. 지혜가 빨리빨리 나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산과 도시를 다 좋아하는데 젊다보니 문명의 이기도 거부하지 않고 잘 이용하는 편이다"며 자신을 소개했다.

하버드대 출신인 혜민스님은 승려 최초로 미국 햄프셔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하버드대, UC 버클리, 프리스턴대 등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공부한 수재로 요즘 말로 엄친아다. 올해 최고 베스트 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무려 150만부의 판매고를 올렸고 트위터 팔로어가 32만명이 넘는 가장 영항력 있는 SNS 스타다.

혜민스님은 "스마트폰 쓰면서 게임도 하고 SNS도 한다. 밥도 아궁이가 아닌 아닌 전기밥솥에 한다. 일반 사람들이 스님이라고 하면 고정관념이 있는데 현대 문물이 발달하면서 스님들의 생활도 자연스럽게 발전한다"고 밝혔다. 이수근이 "큰 스님들이 혹시 SNS를 하는 등 대중친화적 행보를 꾸짖지 않았냐?"고 묻자 혜민스님은 "내 행보가 정말 열심히 수행하는 스님들에게 누가 안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김승우가 "스님 신분으로 파격적인 편이다"며 놀랄 정도로 혜민스님은 출연료 4,000만원을 기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동통신 CF 촬영, 음악을 들을 땐 이어폰, 눈을 보호할 땐 선글라스, 뽀로로 분장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과묵하고 근엄한 종교인의 모습과는 달랐다.

유학시절 에이즈가 퍼진 마을에 봉사활동을 다니는 친구를 보고 충격을 받은 혜민스님. 그 동안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성공만을 위해 달려온 자신을 반성했다. 내가 진정 원하는게 뭘까 고민하다 불가에서 말하는 인간 존재의 대한 탐구를 하고 싶어서 스님이 됐다. 하버드 재학 중 출가한 승려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스펙을 포기했다.

혜민스님은 "SNS는 외로워서 시작했다. 미국에서 영어를 하는데 우리나라 말로 소통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다. SNS를 보면 다른 사람을 비방하는 글이 있는데 원칙이 내가 옳아도 미움이 담긴 글을 올리지 말자다. 팔로어가 32만명인데 맑은 글을 보면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이 팔로어 해주는 것 같다. 하루에 2만명까지는 손수 답장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불가능 해지더라. 요즘 트위터 친구분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트위터를 통해 혜민스님에게 개인적인 가정사 이야기, 연애 상담, 육아 문제, 집 곰팡이 문제 등 분야를 막론하고 질문을 던진다. 혜민스님은 "답변을 해드리면 많은 분들이 고마워한다. 답변이 틀려도 스님이 마음을 써줬다는 것 자체를 고마워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혜민스님의 파격행보로 인해 물론 악플도 존재했다. 혜민스님은 "'스님 아무리 좋은 말 해도 지옥가요' '아니 무슨 승려가 페이스북을 하냐. 이거 완전 땡중이네' '산에 들어가서 수행이나 더 해라' 그런 악플이 있다. 왜 이렇게 이야기 할까 그런 마음이 들었고 화가났다. 하지만 이것도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내 수행의 정도를 보는거다. 악플에 똑같이 반응하지 않고 진정성을 담아 이야기 하니깐 그 분들 반응이 180도 바뀌었다. 어떤식으로 진정성 있게 이야기 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들이 바뀌더라"며 경험담을 고백했다. 단순히 재미를 위한 대중과의 소통이 아니었다.

"출가를 후회한 적은 있냐?"는 질문에 혜민스님은 "난 정말 스님 스타일이다. 혼자 있는거 좋아하고 내가 승려기 때문에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삶 속의 어려움을 이야기 하는 것 같다. 따뜻하게 이야기 나누는 순간이 행복하다. 스님이 됐다고 하면 불행한 일이 있어서 된다고 생각하는데 정말 깨닫고 싶어서 스님이 됐다. 속세와 멀리 떨어어지고 어려운 언어를 써서 대중이 괴리감을 느끼는 종교인 보다는 동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스님이 되고 싶다. 내가 지향하는 건 동네 스님이다"며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KBS 2TV '승승장구' 혜민스님 캡처)

하수정 hsjs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