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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신분된 첫날 MB, 읽은 시 뭔가 보니
함석헌 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 읽으며 떠난 MB민간인 신분 돌아온 첫날
“느긋한 점심 오랜만이네” 중앙일보 이소아 입력 2013.02.26 00:48 수정 2013.02.26 06:29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취임식을 마친 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를 환송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5일 서울 논현동 사저 근처의 한 식당에서 낭독한 시의 한 구절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늦은 점심식사를 하며 평소 가지고 다니던 수첩을 꺼내 함석헌 시인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시를 끝까지 담담히 읽어 내려갔다. 이 자리에는 이 전 대통령과 그간 일했던 전 국회의원, 청와대 수석비서관, 특보 40여 명이 함께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아무런 해설 없이 시를 읽었지만 누구도 '무슨 뜻이냐'고 묻지 않았다고 한다. 2011년부터 이 전 대통령을 보좌해 온 박정하 전 청와대 대변인은 "박근혜 대통령을 믿고 이제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편안해 보이셨다"고 전했다.
점심 식사는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오랜만에 이렇게 길게 먹었네요. 점심 시간에 안 쫓긴 게 정말 오랜만인 거 같다"는 말로 국정최고책임자 로서의 짐을 내려놓은 소감을 나타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왔다. '민간인 첫날'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안부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통화를 하며 "모처럼 푹 잤다"고 말했다고 한다. 새로운 대통령을 맞는 취임식에도 일찌감치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취임식 본행사가 시작되기 10분 전인 오전 10시50분쯤 행사장에 도착해 전직 대통령 내외에게 주어진 단상 오른편 자리에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논현동 사저에 도착한 것은 12시쯤. 집 앞에는 강승규·이두아·나경원·이춘식·이은재 등 전 의원과 청와대 직원 40여 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박수를 치며 이 전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이 전 대통령은 "그동안 모두 정말 수고가 많으셨다. 들어가서 차나 한잔 하자"며 이들을 집으로 안내한 뒤 차를 마시고 평소 좋아하던 막횟집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박 전 대변인은 "당분간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지금까지 마음껏 못 돌봤던 식구들과 푹 쉬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논현동 사저로 돌아와 주민들에게 "미력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인류 미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조용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 lsajoongang.co.kr >
이소아 기자
"만리길 나서는 길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 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점심 식사는 2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이 전 대통령은 "오랜만에 이렇게 길게 먹었네요. 점심 시간에 안 쫓긴 게 정말 오랜만인 거 같다"는 말로 국정최고책임자 로서의 짐을 내려놓은 소감을 나타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왔다. '민간인 첫날'은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에게 안부전화를 받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전 대통령은 통화를 하며 "모처럼 푹 잤다"고 말했다고 한다. 새로운 대통령을 맞는 취임식에도 일찌감치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취임식 본행사가 시작되기 10분 전인 오전 10시50분쯤 행사장에 도착해 전직 대통령 내외에게 주어진 단상 오른편 자리에 앉아 행사를 지켜봤다.
논현동 사저에 도착한 것은 12시쯤. 집 앞에는 강승규·이두아·나경원·이춘식·이은재 등 전 의원과 청와대 직원 40여 명이 기다리고 있다가 박수를 치며 이 전 대통령 내외를 맞았다. 이 전 대통령은 "그동안 모두 정말 수고가 많으셨다. 들어가서 차나 한잔 하자"며 이들을 집으로 안내한 뒤 차를 마시고 평소 좋아하던 막횟집에서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박 전 대변인은 "당분간 별다른 일정을 잡지 않고 지금까지 마음껏 못 돌봤던 식구들과 푹 쉬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논현동 사저로 돌아와 주민들에게 "미력하지만 우리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인류 미래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조용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소아 기자 < lsajoongang.co.kr >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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