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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도 기가막혀… 연봉 8700만원 금융 공기업들
[투자자 호주머니 돈으로… 경쟁은 제로, 임금은 최고, 정년은 보장] -민간금융보다 많은 연봉 한국거래소 1억 1400만원 등 삼성전자 연봉 대비 24% 높고 민간금융社보다 1300만원 많아 영업은 독과점, 高임금·高복지 -철밥통의 부활 금융위기 후 비난에 시달리자 연봉 동결했다 슬금슬금 올려… 낙하산 임원과 강성 노조 합작 조선비즈 김태근 기자 입력 2013.05.07 03:08
2010년 명문 사립대를 졸업하고 A시중은행에 취업한 최영민(가명·31)씨. 요즘 그는 금융 공기업에 재취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친구가 한국거래소 직원인데 친구의 삶은 자신과 천지 차이였기 때문이다. 최씨는 "야근은 기본, 툭하면 주말 출근하는 내 처지에 비해 거의 매일 정시 퇴근하고 취미 생활도 하는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게다가 연봉까지 친구가 더 많다. 최씨가 근무하는 은행의 평균 연봉은 7700만원, 한국거래소의 평균 연봉은 1억1400만원이다.
고비용·저효율의 대명사로 지탄받아 한동안 납작 엎드려 있는 듯했던 금융 공기업 임직원들의 잇속 챙기기가 부활하고 있다.
금융 공기업이란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코스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위원회 산하 공기업을 말한다. 6일 공공기관 통합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9개 금융 공기업의 작년 직원 평균 연봉이 87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주요 민간 금융회사 9곳의 평균 직원 연봉 7400만원보다 1300만원이 많은 것이다〈그래픽 참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 8만8900명의 작년 평균 연봉인 7000만원보다도 24%가 많은 것이다.
◇여전한 '철밥통', 금융 공기업
금융 공기업들도 한때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었다. 고임금·고복지 실태가 드러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봉이 동결되고, 신입 직원들의 경우 연봉이 삭감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9개 금융 공기업의 평균 연봉은 2008년 8000만원, 2009년 8100만원, 2010년 8000만원으로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이후 감시의 끈이 느슨해지자 평균 연봉이 2011년 8300만원, 2012년 8700만원으로 슬금슬금 다시 오르고 있다.
금융 공기업 직원들은 복지 면에서도 금융 사기업을 훨씬 능가한다. 한국거래소는 '복지 포인트'로 받는 돈만 1인당 연간 수백만원에 달한다. 회사에서 예산으로 주는 복지 포인트(300여만원)에, '직원 사기 진작', 심지어 '통합 노조 출범 기념' 등의 명목으로 또 200만~300만원의 현금이나 다름없는 복지 포인트를 안겨 왔다. 거래소 산하 기관인 증권예탁원의 경우 1인당 200만원(2010년)의 복지 포인트 외에 전 직원에게 매달 6만5000~8만5000원씩 총 2억3245만원을 통신비(2011년 기준)로 지원하는가 하면, 9억원을 들여 2년 이상 근무자 451명에게 노트북을 임차해 지급했는데 대부분 집에서 개인 용도로 쓰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고임금·고복지에 들어가는 돈이 모두 주식 투자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증권거래 수수료를 주수입으로 운영되는데, 직원들이 이 수입으로 흥청망청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또 금융 공기업 직원들은 대형 사고만 일으키지 않으면 58~60세인 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다. 오륙도(56세까지 회사 다니면 도둑), 사오정(45세면 정년) 현상에 시달리는 일반 회사원들은 금융 공기업을 '신의 직장'이라고 부른다.
◇낙하산 CEO와 강성 노조가 만나…
금융 공기업의 고연봉·고복지는 낙하산 출신 최고경영자(CEO)와 귀족 노조의 합작품이란 평가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금융 공기업 사장은 "취임할 때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해서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노조를 따로 만나 연봉과 복지 혜택에 대한 이면 합의를 해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당성이 없는 CEO가 노조에 휘둘리다 보니, 공기업 연봉은 경기와 무관하게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공기업 경영평가와 임금 가이드라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공기업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은 어렵게 됐다"면서도 "대신 복지 혜택이나 휴가 등으로 드러나지 않는 혜택을 챙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기업들은 "고임금은 꾸준한 경영실적을 거두기 때문"이라고 항변하지만 금융 공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거의 모두 독과점적인 영업권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국거래소의 증권시장 관리는 사실상 독점적인 서비스이고, 신보·기보의 기업 신용보증 서비스 역시 국가의 정책자금을 독점적으로 집행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장은 "금융 공기업은 경쟁이라는 게 없다.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영업하면서 민간 금융회사보다 많은 돈을 받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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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공기업이란 기술신용보증기금과 신용보증기금, 예금보험공사, 코스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정책금융공사,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위원회 산하 공기업을 말한다. 6일 공공기관 통합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www.alio.go.kr)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9개 금융 공기업의 작년 직원 평균 연봉이 87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주요 민간 금융회사 9곳의 평균 직원 연봉 7400만원보다 1300만원이 많은 것이다〈그래픽 참조〉.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두고 있는 삼성전자 직원 8만8900명의 작년 평균 연봉인 7000만원보다도 24%가 많은 것이다.
◇여전한 '철밥통', 금융 공기업
금융 공기업들도 한때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었다. 고임금·고복지 실태가 드러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봉이 동결되고, 신입 직원들의 경우 연봉이 삭감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9개 금융 공기업의 평균 연봉은 2008년 8000만원, 2009년 8100만원, 2010년 8000만원으로 한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그러나 이후 감시의 끈이 느슨해지자 평균 연봉이 2011년 8300만원, 2012년 8700만원으로 슬금슬금 다시 오르고 있다.
금융 공기업 직원들은 복지 면에서도 금융 사기업을 훨씬 능가한다. 한국거래소는 '복지 포인트'로 받는 돈만 1인당 연간 수백만원에 달한다. 회사에서 예산으로 주는 복지 포인트(300여만원)에, '직원 사기 진작', 심지어 '통합 노조 출범 기념' 등의 명목으로 또 200만~300만원의 현금이나 다름없는 복지 포인트를 안겨 왔다. 거래소 산하 기관인 증권예탁원의 경우 1인당 200만원(2010년)의 복지 포인트 외에 전 직원에게 매달 6만5000~8만5000원씩 총 2억3245만원을 통신비(2011년 기준)로 지원하는가 하면, 9억원을 들여 2년 이상 근무자 451명에게 노트북을 임차해 지급했는데 대부분 집에서 개인 용도로 쓰고 있다. 문제는 이런 고임금·고복지에 들어가는 돈이 모두 주식 투자자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다는 점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한국거래소는 증권거래 수수료를 주수입으로 운영되는데, 직원들이 이 수입으로 흥청망청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또 금융 공기업 직원들은 대형 사고만 일으키지 않으면 58~60세인 정년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다. 오륙도(56세까지 회사 다니면 도둑), 사오정(45세면 정년) 현상에 시달리는 일반 회사원들은 금융 공기업을 '신의 직장'이라고 부른다.
◇낙하산 CEO와 강성 노조가 만나…
금융 공기업의 고연봉·고복지는 낙하산 출신 최고경영자(CEO)와 귀족 노조의 합작품이란 평가가 많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금융 공기업 사장은 "취임할 때 노조가 출근 저지 투쟁을 해서 어쩔 수 없이 호텔에서 노조를 따로 만나 연봉과 복지 혜택에 대한 이면 합의를 해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당성이 없는 CEO가 노조에 휘둘리다 보니, 공기업 연봉은 경기와 무관하게 계속 오르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공기업 경영평가와 임금 가이드라인 제도가 도입되면서, 공기업 노조의 과도한 임금 인상은 어렵게 됐다"면서도 "대신 복지 혜택이나 휴가 등으로 드러나지 않는 혜택을 챙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기업들은 "고임금은 꾸준한 경영실적을 거두기 때문"이라고 항변하지만 금융 공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은 거의 모두 독과점적인 영업권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국거래소의 증권시장 관리는 사실상 독점적인 서비스이고, 신보·기보의 기업 신용보증 서비스 역시 국가의 정책자금을 독점적으로 집행한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장은 "금융 공기업은 경쟁이라는 게 없다.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영업하면서 민간 금융회사보다 많은 돈을 받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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