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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수원 불륜' 아내 자살 전 보낸 문자엔..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3. 9. 20.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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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수원 불륜' 아내 자살 전 보낸 문자엔..

'사법연수원 불륜사건' 피해자 유가족 인터뷰 머니투데이 | 최우영 기자 | 입력 2013.09.20 07:30 | 수정 2013.09.20 11:22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사법연수원 불륜사건' 피해자 유가족 인터뷰]

'사법연수원 불륜사건'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결혼한 뒤 사법연수원에 들어간 A씨(31)가 연수원에서 만난 B씨(28·여)와 바람을 피워 A씨의 아내였던 C씨(30·여)가 신혼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게 요지다. 이 사건은 C씨의 가족과 지인들이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리며 처음 알려졌다.





'사법연수원 불륜사건'의 당사자A씨(31)와 B씨(28·여)가 주고 받은 대화 내용은 고스란히 본처 C씨(30·여)에게 전달 됐다. C씨 유가족들은 이 문자들이 C씨 죽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사진=유가족 제공

'불륜 남녀' 안티카페가 개설되고 인터넷 여론이 들끓고 있지만 관리감독 책임기관인 사법연수원 측은 "진상조사가 진행 중이며 아직 징계위원회가 열릴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C씨의 유가족이다. C씨의 유가족에게 사건의 경과와 심정, 그동안 있었던 뒷얘기를 들어봤다.

▷온라인에 퍼진 사건 경위에 따르면 A씨와 B씨가 사법연수원에서 만나 불륜 관계를 맺었고 그 사실을 B씨가 본처 C씨에게 알림으로써 그 충격에 C씨가 자살했다는 내용이다. 모두 사실인가.

-"사실이다. A씨가 사법연수원 들어간 뒤 총각 행세를 했다. 오래 사귄 여자친구와 헤어진 행세를 했다더라. 그 뒤 B씨와 연수원에서 누구나 아는 커플로 지냈다. B씨 집에서 사느라 연수원 근처에 구해준 신혼 전세집에 안 들어오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우리집에서 키우던 '토리'라는 강아지까지 B씨 집에 데려다 놓고 키우더라."

▷왜 A씨가 연수원에서 결혼 사실을 숨겼다고 생각하나.

-"A씨 부모 때문이다. 결혼할 때 반대가 심했다. 시가 5억원 상당 아파트, 연수원 근처 1억8000만원 상당 전세집, 7000만원짜리 외제차를 사주고 카드빚 9000여만원까지 갚아줬다. A씨가 나중에는 아파트 담보로 1억2000만원 대출받아 자기 엄마한테 8000만원 주기도 했더라. 우리가 살던 집까지 빼서 혼수를 마련했다. A씨 집에서 그 이상을 요구했다."

▷A씨 집안이 왜 그런 요구를 했다고 생각하나.

-"그 집안은 '사'자 아니면 인간 취급 안 한다. A씨 아버지는 H대학교 교수고 그 여동생은 서른살 넘었는데 아직 학생이다. 그 여동생도 결혼정보업체 통해 의사 사위 얻겠다고 혈안이 돼있다. A씨 자체도 원래 사치스럽다. 결혼 전부터 수천만원짜리 명품 시계 6개를 가지고 있었더라. 인터넷 중고거래로 시계 사고 파는 짓도 엄청나게 했다. 그렇게 사치스럽다는 것 알았으면 진작 헤어지라고 했을 것이다."

▷결혼식은 어떻게 했나.

-"결혼식도 못 올리고 혼인신고만 했다. 그 이후 A씨 어머니가 내 딸에게 '널 저주하는 데 내 인생 다 바치겠다'는 식으로 저주의 문자를 퍼부으며 괴롭혔다. 우리 딸이 전화번호를 여러번 바꿀 정도였다. 부부 금슬이 좋을 수가 있나. 내 딸 죽음의 책임 절반 정도는 A씨 부모 책임이다."





A씨 어머니가 C씨에게 보낸 문자. C씨 가족들은 이런 문자를 수십차례 받으며 C씨가 전화번호를 수차례 바꿨다고 말했다. /사진=유가족 제공

▷A씨와 C씨는 한 대학교 캠퍼스 커플로 5년 동안 사귀다 2011년 4월 결혼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교제하며 양쪽 집안에서 서로 알만큼 알텐데, A씨 집안이 처음부터 결혼을 반대했나.

-"둘이 함께 사법시험 공부할 때는 A씨 부모가 우리 딸에게 잘해줬다. 1차 시험은 우리 딸이 먼저 붙었는데, A씨가 2차 시험에 합격한 뒤 돌변했다. 교회도 다니는 사람이, 아들이 5년 사귄 애인 헤어지겠다고 해도 말려야 하는 게 부모 아닌가. 상견례 다음날도 (혼수 하느라) 백화점에서 오후 1시에 만나서 오후 9시에 헤어졌다. 해줄 만큼 다 해줬다."

▷딸(C씨)이 사망한 뒤 A씨와 B씨의 사과는 있었나.

-"A씨는 사과도 제대로 안 하고 자기 인생 망했다고만 한탄하더라. (유가족이)인터넷에 올린 글 안 내리면 혼수 돌려주지 않겠다는 식으로 나오기도 했다. 우리 딸 장례식 날 둘째 사위(C씨 제부)와 '술 한잔 하자' 해놓고 술집 가서 보니까 A씨가 몰래 대화내용을 녹음하고 있더라. 무슨 꼬투리를 잡으려고 그렇게 하는지 모르겠다.

A씨도 A씨지만 B씨의 태도가 더 속상하다. 처음 B씨 부모를 만났을 때는 '우리 딸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하라'더니 나중에는 B씨 소재에 대해서도 거짓말 하더라. B씨도 'A씨 기혼사실을 모르고 속은 피해자'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불륜 사실은 언제 알게 됐나.

-"둘이 불륜을 시작한 게 지난해 여름인데 내가 알게 된 건 올해 6월이다. A씨한테 따졌더니 무릎 꿇고 펑펑 울면서 'OO(C씨) 없으면 못 산다. 결혼식도 곧 치르겠다'며 사정하더라. '남자가 저럴 수 있지. 한번은 용서해준다'는 심정으로 참았다. B씨에게 다시는 우리 사위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았다. 그때까지는 B씨가 우리 딸에게 보낸 메시지 등을 몰랐다."





B씨가 C씨 부모에게 제출한 각서. A씨를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사진=유가족 제공

▷B씨가 딸(C씨)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냈나.

-"주로 A씨와 자신이 주고받은 카카오톡 메시지 등이었다. 제정신이면 어떻게 '어젯밤 성관계 꿈 같았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까지 우리 딸에게 보내나. A씨가 손수 써준 편지도 여러 장 사진 찍어 보냈더라. 그게 내 딸 죽음에 결정적인 영향을 했다. 그 전에는 활달한 우리 딸이었다. 그런 메시지와 사진 수십 개를 받고 우울증에 걸렸다."





A씨가 B씨에게 써준 손편지. B씨가 사진 찍어 C씨에게 보내줬다. /사진=유가족 제공

▷'A씨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는 B씨가 자발적으로 쓴 것인가.

-"각서를 받아 달라고 요구한 게 누구인지 아나. A씨다. 이미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된 B씨가 '사법연수원 교수들에게 말하기 전에 이혼하라'는 식으로 A씨를 협박하니 A씨가 각서 받아 달라고 우리집에 요청했다. 나중에 각서 받으니 A씨가 '고맙다'는 말까지 하더라."

▷딸의 사망 이후 어떤 일들이 있었나.

-"사법연수원 진정서도 내고 B씨가 일하는 법무법인 앞에서 피켓도 들고 서있었다. B씨와 그 부모 사과를 기다렸는데 안 하길래 '사과 한마디 없이 당신들 잘 사나 두고보자'고 했다. B씨 측은 그걸 트집 잡아서 '고소하러 종로경찰서 다녀왔다'면서 '당신 사위와 딸(C씨 제부와 동생)은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하더라."

▷지금 현재 심정은 어떤가.

-"딸 떠나보낸 뒤 살아도 산 게 아니다. A씨와 그 가족에게 화냈더니 오히려 자신들이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고 사법연수원 측에 말해 놓은 상황이다. 지난 16일 우리 가족도 사법연수원에 가서 조사를 받았지만 A씨 측에서 말한 내용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느라 질문 받는 정도였다."





C씨는 사망 하루 전 자신의 어머니에게 괴로움을 토로하는 문자를 보내고 다음날 남편이 들어오지 않는 신혼집에서 스스로 숨을 거뒀다. /사진=유가족 제공

머니투데이 최우영기자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