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정보·소개·여행/산행 여행 ♠정보·자연동영상

캠프라인 "한국 지형에 맞는 등산화 따로 있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6. 5. 10:32
728x90

캠프라인 "한국 지형에 맞는 등산화 따로 있죠"
국내 아웃도어 1세대기업 캠프라인
수입산보다 뛰어난 밑창 소재 개발
기사입력 2014.02.23 17:47:31 | 최종수정 2014.02.23 19:39:06


 기사의 0번째 이미지

장서우 캠프라인 전무가 등산화 `퍼스트스톰`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 박상선 기자]

지난 30년간 왼발과 오른발 서로 다른 짝짝이 등산화를 신은 채 도봉산을 비롯해 전국 각지 산을 2000번 이상 오르내린 등산객이 있다. 등산화 전문회사 캠프라인 창업자 장정선 대표(67)이다. 장 대표는 신제품이 나오면 기존 제품과 신제품을 각각 한 쪽씩 신고 산을 오르면서 직접 성능을 비교했다고 한다. 때론 넘어지기도 하며 다른 등산객들에게 눈총도 받았다.

장 대표는 국내 대표적인 아웃도어 1세대로 꼽힌다. 현재는 아들인 장서우 전무(38)가 장 대표를 이어 경영일선에서 캠프라인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캠프라인의 전신은 1974년부터 운영해온 `빅토리 산악사`라는 아웃도어 장비점이었다. 장 대표는 1980년 점보상사를 설립해 본격적으로 아웃도어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등산화 개발에만 매진해 2002년 대표 등산화인 `블랙스톰`을 출시했다. 블랙스톰은 현재 7세대인 `퍼스트스톰`까지 이어지며 롱런하고 있다.

2000년을 기점으로 캠프라인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국내 지형에 맞는 등산화 밑창(아웃솔) `릿지엣지`를 개발하면서부터다.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아웃도어 업체들은 해외 유명 아웃솔을 도입해 사용했다. 수입 소재는 내마모성이 뛰어났지만 접지력은 떨어졌다. 돌보다 흙이 많은 유럽 산악 지형에는 내마모성이 우수한 소재로 만든 등산화가 적합했기 때문이다.

화강암 지형이 많은 국내 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내마모성보다 접지력이 우수한 소재가 필요했다. 캠프라인은 접지력이 뛰어난 아웃솔 릿지엣지를 자체 개발했다. 장 전무는 "바위가 많은 국내 산을 등산하려면 수입산 아웃솔보다 접지력을 높인 릿지엣지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릿지엣지는 자동차 타이어에 들어가는 소재인 부틸고무를 섞어 만든다. 부틸성분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밑창이 빨리 닳게 되고 적으면 내마모성은 강화되지만 접지력이 그만큼 약해진다. 최적의 혼합비율로 섞는 것이 캠프라인만의 기술력인 셈. 또한 전문 등산화와 경등산화의 중간 높이로 등산화를 제작해 발목을 잘 잡아주면서 무리가 가지 않은 제품으로 탈바꿈시켰다. 그 결과 블랙스톰은 산 좀 탄다 하는 이들 사이에서 국민 등산화로 자리 잡았다.

또한 캠프라인은 방수기능의 대명사로 불리는 고어텍스 제조 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국내의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다. 미국 고어사는 자사의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와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곳에는 라이선스를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캠프라인을 포함한 극히 일부 업체만 이 기준을 충족한 것이다.


등산화에만 주력해온 캠프라인이지만 향후 의류, 용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에는 의류사업부 론칭쇼를 진행하며 이 같은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다.

장 전무는 "제품 기술력뿐만 아니라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고 판단했다"며 "제품의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최우선이라는 기존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정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