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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와 복지, 동물원 안락사의 복잡한 현실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4. 11.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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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동물원의 공개적인 동물 안락사와 이에 대한 비난, 과연 그렇게 단순한 문제일까?

 

지난 2월 9일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은 생후 18개월 된 건강한 기린 '마리우스'를, "동물원에 있는 다른 암컷들과 근친교배를 막아야 한다"며 전기충격기로 안락사 시켰다(근친관계가 아닐수록 교배에서 나오는 새끼가 더 건강하단다). 이 기린의 사체는 어린이를 포함한 관람객들이 보는 앞에서 3시간 동안 조각조각 분리돼 사자 먹이로 던져졌고, 이 장면이 유튜브에 공개되자 덴마크 동물원의 처사에 대해 전세계 네티즌과 동물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그리고 지난 3월 24일, 이번에는 코펜하겐 동물원이 사육 중이던 사자 네 마리를 한꺼번에 안락사 시켰다. 가장 큰 이유는 새로운 수사자 1마리의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는데, 이에 대해 동물원 측은 "더 이상 무리를 이끌 기력이 없어서 자연에서라면 이미 우두머리 자리에서 쫓겨났을 법한 늙은 수사자 두 마리와, 새로운 우두머리 수사자가 무리를 장악하고 나면 가장 먼저 죽임을 당할 어린 사자 두 마리를 죽였다"라고 설명했다.

 

[사진자료: 연합뉴스 (2월 9일 코펜하겐 동물원에서 도살된 기린을 먹고 있는 사자의 모습)]

 

덴마크 동물원의 안락사, 이에 대한 언론과 네티즌의 반응

 

이와 관련된 뉴스는 한국 언론을 통해서도 전해졌고, 국내언론들의 논조는 대개 다 비슷했다. '살해', '파문', '물의' 등 부정적인 표현들이 기사 제목에 난무했고, 대부분의 네티즌들 반응도 '야만적이다', '가슴 아프다'와 같은 말들이었다. 만약 이런 상황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화들짝 놀란 정부가 동물원장을 파면시켰을 수도 있겠지만, 덴마크 동물원은 오히려 더 당당하게 자신들의 논리를 설파했다. 한마디로 '생물다양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라는 것이다.

 

"동물원은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가 아니다 ... 동물들의 근친교배를 막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 동물들의 건강 유지와 보존을 위해 필수적인 일이다 ... 동물원은 놀이시설이 아니라 인간들에 의해 점차 서식지를 뺏기고 있는 동물들의 마지막 생존 보호처다"

- 동물원 연구보존책임자, 벵트 홀스트

"사진을 보는 것으로는 알 수 없는 기린의 몸 구조를 이해할 기회를 어린이들에게 줬다는 점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 동물원 대변인, 스텐백 브로

"동물 보호라는 것은 단순하지도 않고 사람들이 느끼기에 항상 깨끗한 일도 아니다 ... 마리우스의 안락사는 슬프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이며 우리는 부끄럽지 않다"

- 동물원 이사, 레슬리 딕키

 

실제로 코펜하겐 동물원의 이번 조치는 유럽 전역의 350여 개 동물원이 회원으로 있는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European Association of Zoos and Aquaria, EAZA)'의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1992년에 설립된 EAZA는 '멸종위기종프로그램(European Endangered Species Programme, EEP)'을 회원 동물원을 상대로 실시하고 있는데, EEP는 매년 각 동물들의 교배 여부와 시기·최종적으로 안락사까지 결정한다.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도 덴마크 동물원의 기린 안락사 조치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다. EAZA 내 다른 동물원에도 마리우스의 형제자매들이 있으므로 다른 동물원으로 이송하는 것은 근친교배를 막을 수 없고, 안락사가 아닌 피임을 선택할 경우 유전적으로 경쟁력이 없는 마리우스가 다른 기린들의 건강한 생존을 위한 동물원 내 여유공간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마리우스를 야생으로 돌려보낼 수도 있으나 어차피 적응할 수 없어 사형선고나 마찬가지고, 동물원 내 육식동물들의 건강을 위해 야생에서나 맛볼 수 있는 신선한 고기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사체가 오염되는 약물주사보다) 전기충격기가 더 낫다고 한다.

 

 

동물원의 '존재 이유와 역할'에 대한 근원적 고민의 필요성

 

여기서 코펜하겐 동물원이나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를 특별히 옹호할 생각은 없다. 이들은 단지 자신들의 논리를 그대로 따른 것뿐이고, (다른 복잡한 문제를 다 떠나서) 그저 여론의 향배에 따라 냄비 끓듯이 마구 휘둘리기 십상인 한국보다는 어쩌면 더 나은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물론 이들의 동물 안락사를 딱히 잘했다고도 생각하지 않지만,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정작 중요한 건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과 면밀한 분석이지 여론의 지탄에 떠밀려 일시적인 땜질 처방을 하는 게 아니지 않나..

 

아무튼 대다수 한국 언론에서는 이 사건에 관해서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되는 뉴스를 내보냈지만, 영국의 유력 일간지 [가디언]은 관련 기사를 이렇게 끝맺고 있다.

 

"많은 덴마크인들이 전 세계적으로 동물원의 결정을 서명운동을 벌여가면서까지 반대하는 여론이 인 것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거나, 불쾌해하고 있다. 동물원 윤리위원회의 한 전문가는 '디즈니 만화가 동물에 대해 심어놓은 환상(Disneyfication)'에 빠진 세상 사람들의 반응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Many Danes were surprised and even angered by the international reaction to the event, with a leading expert on the ethics of the treatment of animals decrying the "Disneyfication" of zoo creatures.)

- 2014년 3월 25일 가디언 기사 <Danish zoo that killed Marius the giraffe puts down four lions>의 마지막 문장 (번역 출처: 뉴스페퍼민트)

 

사실 가디언은 마리우스 사건 직후인 지난 2월 10일 칼럼을 통해, 동물원의 안락사에 대해 이미 직접적으로 다룬 바 있다.

 

"동물원은 사람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 특히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훌륭한 교육의 장입니다. 동물원을 효과적으로 운영하는 데 있어 안락사는 필수적인 수단입니다. 더 많이 신경을 써주고 보호를 받아야 하는 동물을 관리하는 데 있어 쓸모없는 동물을 죽이는 건 잔혹해보일지 몰라도 중요한 과정입니다. 동물원 뿐 아니라 사실 농장이나 애완동물을 여러 마리 키우는 가정에서도 비슷한 상황은 종종 발생합니다. 건강한 기린을 죽인 뒤 사자 먹이로 주는 과정을 대중에 공개한 코펜하겐 동물원의 결정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연과 인간이 살아가고 있는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턱없이 부족한 오늘날 어린이들은 식탁 위에 올라온 식재료들이 어디에서 온 건지 모릅니다. 누군가에게는 동영상을 공개하는 것이 비위 상하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교육적인 목적을 담고 있다는 점을 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린이 사자에게 잡아먹히는 일은 아프리카의 대자연에서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인간이 그 과정에 명백하게 개입해 기린을 사자 먹이로 던져준 사건보다도, 야생성을 철저히 거세시킨 채 동물들로 하여금 인간이 만들어놓은 동물원의 ‘자연과 비슷한’ 환경에 적응하거나 적응하지 못하면 죽게 만드는 구조 자체가 어쩌면 동물에게 더욱 잔혹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동물원에 사는 동물들의 개체수는 철저히 관리됩니다. 수용할 능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발정기에도 짝짓기할 대상과 격리시켜놓거나 원치 않은 동물이 태어날 경우 이를 뱃속에서, 또는 태어나자마자 죽이는 일도 있습니다. 기린의 사체를 잘라 사자에게 던져주는 모습이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이 결정 자체의 문제보다도 동물원의 홍보가 서툴렀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코펜하겐 동물원은 비난을 감수하고도 이번 결정을 공개했습니다. 대중의 비난을 우려하는 동물원들은 대개 안락사를 쉬쉬하며 해치워버리기도 합니다."

- 2014년 2월 10일 가디언 칼럼 <Why killing Marius the giraffe was justified - even though it's a PR disaster> (요약·번역 출처: 뉴스페퍼민트)

 

현재 미국과 아프리카·유럽 등 전세계에 걸쳐 무려 600억 마리의 동물이 인간의 사냥 등으로 매년 목숨을 잃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EAZA는 멸종위기종프로그램을 거쳐 회원 동물원에서 연간 약 1700마리 이상을 안락사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단다. 인간에 의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 그 동물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존재하는 수많은 동물원들, 또 동물원의 운영에 중요한 과정이라는 안락사. 이 세 지점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그저 '야만적이고 가슴 아프다' 정도의 인식은 결국 이 문제의 해법에 별로 도움이 안 되는 것이다.

 

[사진자료: 연합뉴스 (탈출했던 서울대공원 호랑이)]

 

코펜하겐 동물원보다 실제로는 더 심각한 한국의 현실

 

자 그럼, 과연 한국은 어떤지 잠깐 살펴보도록 하자. 유럽은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의 '복지'를 몇십 년 이상 논의하며 실행해 왔고, 동물의 안락사 기준도 엄격하다고 한다. 유럽동물원수족관협회 역시 EEP를 통해 수백 종의 동물을 관리하며 유전적 차이를 벌리는 작업을 계속해 왔고, 덴마크 동물원의 안락사도 이 기준을 따른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동물원들은 아무런 규정도 없단다. 우리나라에서도 가죽이 붙어 있는 고기와 단단한 뼈를 씹어야 하는 맹수들에게 사체를 주기도 한다는데, 동물들을 비좁은 공간에 방치해 영역싸움을 벌이다 죽어나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한국은 코펜하겐 동물원처럼 공개만 안 됐을 뿐이지, 실제로는 상황이 훨씬 더 심각하다는 말이다.

[구제역이 돌 때마다 '과학적' 판단이 아닌 '행정적' 판단으로, 수백 만 마리의 죄 없는 동물을 마구잡이로 학살하는 곳도 바로 대한민국이다]

 

다만 그나마 다행인 건, 지난해 호랑이 사육사가 숨지는 사고 이후 서울대공원이 비로소 동물 복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5월 초 재개장을 앞두고 있는) 호랑이 우리를 기존보다 두 배 정도 넓혔고, 넓어진 공간에는 호랑이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은신할 공간과 연못 등을 만들었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전시 대상이 됨으로써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관리되어야 하는데, 호랑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디자인 한 것이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에 흩어져 있는 동물원에서 수많은 동물들이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의 대표적인 동물원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대공원이 동물 복지의 측면에서 스트레스 관리에 관심을 가지고, 개선안을 마련한 뒤에 재개장 한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근본적인 이야기, 무엇이 진짜 동물학대인가?

 

과연, 전세계에 있는 동물원들을 다 없애버릴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생물다양성 확보와 멸종위기종 보호 등의 특수한 목적 외에, 그저 오락과 전시에만 치중하는 일반동물원들은 장기적으로 문을 닫는 게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마 그렇게 되면 전문적인 연구와 생태 학습을 위한 극소수의 동물원만 남을 테고, 동물원의 개념 자체가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요원한 얘기고, 지금 당장은 동물원의 긍정적인 측면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게 모두가 해야 할 일일 것이다. 그래서 덴마크 동물원의 안락사 역시 불쌍한 동물을 보며 단순히 감정적으로 격분하는 게 아니라,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은 복잡한 현실을 감안해서 좀 더 냉정한 접근도 필요할 듯하다.

 

또한 이와 관련된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하다 보면, 결국 어느 지점에서는 애완동물 또는 반려동물이나 육식과 채식에 대한 논의로 범위가 확대될 수밖에 없지 않나? 전세계에 있는 동물원들을 다 없앨 수 없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무조건 채식을 강요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동물원의 안락사와는 아예 비교조차 불가할 정도로, 매일 전세계 도처에서 셀 수 없이 많은 동물들이 오직 사람에게 먹히기 위해서 야만적인 공장식 사육과 도살에 처해진다. 마리우스의 죽음과 우리 주변의 개나 고양이에 대한 학대에 분개한다면, (자신이 채식을 하든 안 하든) 육식을 위한 이런 동물학대에도 문제의식을 가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닐까? 오죽하면 이런 책 제목도 있다.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

 

그리고 논란이 불을 보듯 뻔한, '애완동물' 또는 '반려동물'에 대한 관점. 솔직히 말해서 필자는 근본적으로 반려동물 또는 애완동물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해 의문이 있다. 과연 이것이 인간과 동물 서로에게 정말 유익하고 필요한 것인가? 단지 인간의 일방적인 욕심 아닌가 하는.. 이것도 그냥 하나의 돈벌이 수단일 뿐일까? 지나치게 비대해진 관련 산업들을 보면, 이런 의심이 저절로 생긴다. 그래서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해 왔지만, 육식처럼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딱히 동물을 싫어하거나, 애완동물 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을 지금 당장 직접적으로 비판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

[이런 측면에서 매년 반복되는 '개고기' 문제도 기본적으로는 '애견인들'의 근본 인식에 한계가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애견인들이 육식에 대해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으면, 적어도 개고기 문제에서는 절대로 광범위한 지지를 얻을 수 없지 않을까?]

 

그래서 애묘인이나 애견인의 '불임수술'이나 '성대수술'도, 개인적으로는 동물학대의 차원에서 바라본다. 이런 수술들은 개와 고양이를 철저하게 인간중심적으로 편의에 따라 학대하는 것이고, 자기 편하자고 고양이와 개에게 파렴치한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애완동물 또는 반려동물에게 불임수술이나 성대수술을 시키는 인간은 그들을 사랑한다고 말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그냥 '내가 외롭고 심심해서 동물이 필요하고, 나는 얘들 뒤치다꺼리할 여유는 없다'라고 말하는 게 솔직한 것 아닐까? 우리 주변에는 솔직하지 못한 애견인과 애묘인들이 너무나 많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자기 편한대로 동물을 키우고, 아무런 가책도 없이 동물을 학대한다. 말로만 사랑한다고 말하고, 마치 서로 호혜적 관계인냥 착각하는 것이다.

 

아마도 덴마크 코펜하겐 동물원의 안락사 뉴스를 보고 많은 애묘인과 애견인들이 분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에도 자기가 키우는 동물에게 성대수술이나 불임수술을 시킨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동물원의 안락사와 애견인·애묘인들의 불임수술·성대수술, 도대체 뭐가 다른가? 필자가 개인적으로 어떻게 생각하든, 이건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닐 것이다. 바로 위에서 부정적으로 지적하긴 했지만, 반려동물 또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사정이 있을 테니..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한국 언론의 기사를 보며 곧바로 비난 댓글을 달기 전에, 짖을 수 없고 임신할 수 없는 주변의 개나 고양이를 그래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끝으로, '종차별주의(speciesism)'라는 말이 있다. 다큐멘터리 감독 마크 드브리스의 말처럼 "동물의 이익이 인간의 이익보다 덜 중요하다는 가정은 마치 인간을 피부 색깔별로 나누었던 편견과 같은 종류의 것이며, 우리는 이를 종차별주의라 부를 수 있다." 프린스턴 대학의 윤리학자 피터 싱어도 종차별주의의 관점에서 '몇몇 동물들은 갓난 아기, 혼수상태에 빠진 인간, 정신지체자들보다 더 뛰어난 정신적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의 안락사가 첨예한 논쟁의 중심에 서있는 것처럼 동물원의 안락사도 복잡한 현실 속에서 깊은 논의가 필요하고, 길거리에서 학대 받는 개나 고양이에게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것처럼 도살장으로 억지로 끌려가는 소나 돼지도 불쌍한 건 마찬가지다. 우리는 이제 인간의 영역에서만 도덕과 철학을 논할 게 아니라, 동물의 영역에서도 단순히 '야만적이고 가슴 아프다'를 뛰어넘어 진정 확장된 철학과 도덕을 확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