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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서 바람을 만나다/박창기 카톡 - 좋은 시 28
그대가 처음
내게로 왔을 때처럼
놓고 가는 것 또한 우연이면 좋겠네
산자락 넘어오는 그대
바다나루 건너오는 그대
몸은 이미 지나고 마음만 뒤에 남아
갈잎 흔들며 흔들며
갯내음 사발로 들고 오는 그대
그대를 만나서는
그대가 지피는 세찬 불에
한참이나 등신불이 되고 있었는데
그것도 잠시
내 속에 가두어둘 겨를도 없이
가는 일도 기약 없는 약속처럼
우연이면 좋겠네
우연도 순간이어서
기쁨처럼 아픔도 그러했으면 좋겠네
―시집『바다경전』(그루,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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