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성동혁, 「측백나무」
성동혁, 「측백나무」
가슴이 열린 채로 묶여 있었다
유약이 쏟아졌다
유약을 뒤집어쓰고 벽을 오른다 생각했다
누워 소변을 보고 누워 부모를 기다리며
누워 섬광을 수확하고
언제나고 눈을 뜨면 가슴이 열린 채로
묶여 있었다 누가 인간을 나무처럼 만드는지 알 수 없었
지만
나는 다만 일어나
실눈을 뜨고
푸른 간격으로 떨고만 있는 아이들에게
안대라도 씌우고 싶었다
▶ 시ㆍ낭송_ 성동혁 –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2011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6』이 있다.
배달하며
피카소는 어린아이가 되는데 50년이 걸렸다고 했다.
피카소가 당도한 어린아이를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이 시인을 본적이 있다. 푸른 입술, 다소 큰 손톱이 그가 치르고 있는 고통들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뜻밖에도 그는 발랄하고 상큼했다. 멋진 귀고리에 패셔너블한 모자를 쓰고 그가 쓴 시만큼이나 예민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나타났다. 그는 불빛 찬란한 밤거리를 뒤져 아이스크림을 사들고 왔다. 그가 들고 온 아이스크림이 우리의 심장을 뜨겁고 차갑게 녹였다. 그의 시가 지나간 자리마다 날카로운 면도날이 스쳐 간 것처럼 선혈이 배어나오듯이…….
문학집배원 문정희
▶ 출전_『6』(민음사)
▶ 음악_ 김병철
▶ 애니메이션_ 제이
▶ 프로듀서_ 김태형
'<시 읽기·우리말·문학자료> > 그림♠음악♠낭송 시(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사랑법/문효치 (0) | 2015.07.25 |
---|---|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442>희망(希望) 전봉건 (0) | 2015.07.24 |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431>후련한 수련/박성준 (0) | 2015.07.22 |
[황인숙의 행복한 시읽기]<440>옛 마을을 지나며/김남주 (0) | 2015.07.20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바람의 노래/위명희 (0) | 2015.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