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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역설적인 꽃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15. 8. 1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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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역설적인 꽃

<93> ‘벼랑을 숙주 삼아’, 김나영(시인)

머니투데이 최광임 시인·대학강사 |입력 : 2015.07.24 07:20

 

 편집자주|디카시란 디지털 시대, SNS 소통환경에서 누구나 창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새로운 詩놀이이다. 언어예술을 넘어 멀티언어예술로서 시의 언어 카테고리를 확장한 것이다.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정서적 반응)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포착하고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다시 문자로 재현하면 된다. 즉 ‘영상+문자(5행 이내)’가 반반씩 어우러질 때, 완성된 한 편의 디카시가 된다. 이러한 디카시는, 오늘날 시가 난해하다는 이유로 대중으로부터 멀어진 현대시와 독자 간 교량 역할을 함으로써 대중의 문화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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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역설적인 꽃
하긴, 생명을 가진 것들이 살아내는 데 벼랑 아닌 곳이 있던가. 더욱이 그 벼랑이 가장 적합한 삶의 터전이라는데 살이의 비의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각 생명의 능력에 맞게 벼랑은 천차만별로 작용하는 것이어서 든든한 버팀목이거나 숙주이거나 때로는 절박하고 아찔한 단애가 되기도 한다. 능소화는 난간이라는 벼랑을 배경으로 살아갈 때 제 몫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라면 사람에게는 평평하나 갖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땅을, 혹은 어느 곳이든 평평한 곳을 숙주 삼아 살아갈 때, 생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여, 생명에게 있어 벼랑이란 생명 본연의 존재를 가장 빛나게 하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자연은 모든 생명을 향하여 결코 온유하거나 배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폭압적이기까지 한 까닭이다. 그러므로 생명이 자연 속에 존재한다는 그 자체는 ‘위태롭지 않으면 꽃이 아니’라고 환기시킨 시인의 역설과도 같은 것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역설적인 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