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서정시인 허페즈의 무덤은 그의 고향 시라즈에 있다 허페즈 공원 안에 안치된 그의 유해는 14세기의 대리석 관 안에 그대로 누워 모든 페르시아 영혼들의 사랑을 받는다 여름밤에 그의 무덤을 찾아가서 경배했는데 히잡을 쓴 젊은 여성들이 그의 관에 기대어 허페즈 시집을 읽고 있다 부러워라 사랑과 평화와 안식의 아름다움 이란 사람들은 누구나 허페즈를 사랑한다 이란 사람들의 집집마다 서가에 꽂혀있는 두 권의 책 한 권은 코란 한 권은 허페즈 시집 올해의 운수, 그날의 길흉을 점치려면 파랑새 점을 쳐보세요 새장 안에서 새가 물고 나온 점괘에는 이란 시성 허페즈의 시 한 구절이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길을 환하게 안내한다
▶ 시_ 김종해 – 1941년 부산에서 태어남. 1963년 《자유문학》에 시 당선,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으로 문단 데뷔. 현대시동인,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창립발기위원 및 민주평통 문화예술분과 상임간사 역임. 시집으로 『인간의 악기』,『신의 열쇠』,『왜 아니 오시나요』,『천노(賤奴), 일어서다』,『항해일지』,『바람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별똥별』이 있고, 시선집으로『무인도를 위하여』가 있다.
▶ 낭송_ 서윤선 – 성우. 연극 ‘백치, 백지’, 영화 ‘줌 피씨 월드’, 애니메이션 ‘ 명탐장 코난’ 등에 출연.
허페즈의 고향은 이란 남부 예향 시라즈. 그가 산 14세기는 문학의 황금기로 알려져 있다. ‘누구라도 마지막엔 무덤 속 한 줌 흙./대저택이 하늘을 찌르지만 다 무슨 소용인가./…./허페즈여! 탕아 되어 즐기는 편이 낫네/ 다른 성직자처럼 코란으로/ 속임수의 덫은 놓지 않으리니 /…페르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허페즈의 소네트 <신비의 혀>중 한 귀절이다. 일찍이 허페즈 에서부터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 한 번 더 주목을 받은 여성시인 파로흐자드의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까지 오늘날 이란 시인의 시에 빚지지 않은 현대시인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