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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을 캐다
정호순
쑥을 뜯으러 갔다 애완견처럼 아내 뒤 졸졸 따라서
일주일 사이 한 뼘씩 더 자라 있는 아이들
칼을 들이대자 쑥 비린내의 아우성
안 먹고는 살 수 없지
야멸차게 못 본 척 계속 모가지 자른다
끓여 먹고 튀겨 먹고 버무리 해 먹고
찰떡 해 먹고 먹고, 먹고, 또 먹고
사는 것은 내가 너를 먹는 것
그리고 훗날, 훗날에 네가 나를 먹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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