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명편名篇
복효근
채석강 암벽 한 구석에
종석♡진영 왔다 간다
비뚤비뚤 새겨져 있다
옳다 눈이 참 밝구나
만 권의 서책이라 할지라도 이 한 문장이면 족하다
사내가 맥가이버칼 끝으로 글자를 새기는 동안
그니의 두 눈엔 바다가 가득 넘쳐났으리라
왔다 갔다는 것
자명한 것이 이 밖에 더 있을까
한 생애 요약하면 이 한 문장이다
설령 그것이 마지막 묘지명이라 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이미 그 생애는 명편인 것이다
ㅡ시집 『마늘촛불 』(애지, 2009)
'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뭇잎 편지 /복효근 (0) | 2020.12.26 |
---|---|
명작 /복효근 (0) | 2020.12.26 |
가시연꽃 /김봉용 (0) | 2020.12.25 |
소쇄원에서 /김봉용 (0) | 2020.12.25 |
낙엽송 /김도향 (0) | 2020.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