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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수제비뜨는 저녁
이은경
금호강 가에서 물수제비뜨고 돌아온 날
끓는 냄비 속에 담방담방 수제비를 뜬다
어깨로 힘껏 던져 강을 건넌 물수제비 돌
둥근 수제비로 되돌아오는 어스름 저녁
냄비에는 더운 김 오르고
멸치 국물 속 감자 무르기만 기다리면
수제비는 한소끔 바르르 헤엄을 친다
낮에 놀던 물수제비 생각하며
실눈 뜨고 목울대로 넘기는
금호강에서 건져 올린
엄마 생각나는 수제비 한 그릇
―느티나무시 제17집 『어머니의 세상은 늘 자갈밭이어서』(그루,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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