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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먹하다
송태준
바람비 질척그려 인적 뜸한 말죽거리
붙박은 노숙 탓에 만성피로 달고 사는
태 먹은 철제 부스가 갓밝히 열고 있다.
번대머리 붙여 놓은 별쭝난 '선수두구'
세상 일 거꾸로 읽어 속내를 꿴다는 듯
뜨악한 얼굴색 달리 재바른 사내 손길.
길거리 나앉을 줄 뉜들 미처 알았을까
그 바닥 돌고 돌아 내몰린 벼랑 끝에서
불덩이 치밀 때마다 '살자'로 고쳐 읽어,
몸성한 지어미가 먹이처럼 날라 오는
헌 거죽 광을 내는 고무다리 발치 저편
갓 벙근 앉은뱅이꽃 여기도요! 손 흔든다.
―시조집『바람의 노래』(2021. 알토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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