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숲을 金으로 읽다
박성민
난시의 가을인가, 도리마을 은행 숲에
버려진 잎들끼리 껴안고 뒹구는 땅
눈부신 폐허의 풍경이 금빛으로 타오른다
너 떠나자 가을이다, 어깨를 움츠린 가을
우듬지까지 밀어올린 눈물의 뿌리들이
써놓고 부치지 못한 편지처럼 쌓여간다
가만히 만져보면 보풀 이는 너의 손등
추워지는 영혼마다 어깨들 감싸주듯
맨살이 맨살을 더듬는 은행 숲이 빛난다
ㅡ시집 『어쩌자고 그대는 먼 곳에 떠 있는가』(시인동네, 2020)
'시조♠감상해 보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레트로액티브 Retroactive* /류미야 (0) | 2021.05.27 |
---|---|
파도 /황삼연 (0) | 2021.05.26 |
고드름 /박성민 (0) | 2021.05.26 |
데자뷔 /박성민 (0) | 2021.05.26 |
무주구천동 /이정홍(중앙일보 4월 초대시조) (0) | 2021.05.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