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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씨앗
정현숙
봄비가 다녀 간 뒤 찰진 흙 텃밭에는
지렁이 꿈틀대고 상추 잎 풋풋하다
발 붉은 텃새 한 마리 내 옷깃을 흔드니
마당가 민들레가 반만 뜬 참한 눈짓
아이가 풋사과를 깨문 듯 웃는 아침
함초롬 낮은 자리서 낡은 구두 닦는 일
한때의 초록 물도 섭섭잖이 젖어들고
멀찍이 손차양에 꺾어서는 그리움
빙그레 은목서 향기 함께 맡는 저녁답
―시조집「뒷마당 생각」(두손컴,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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