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동시조♠감상해 보자

착한 /신형건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5. 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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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신형건

 

 

착한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착한 어린이들은 또

어디로 갔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린이, 길바닥에 껌을 함부로 뱉지 않는

착한 어린이, 동네 어른들에게 공손히 인사 잘하는

착한 어린이, 주운 물건을 주인에게 꼭 돌려주는

착한 어린이, 그 어린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착한 어른들이 됐을 텐데... 스스로 착하다는

말 갖다 쓰기 머쓱해서 그러나? 이젠

엉뚱한 곳에다 그 말을 턱, 턱, 붙이네.

그냥 물건 좀 싸게 사고 싶다고 고백하면

안 되나. 늘 그런 작은 욕심을 마음속 고이

품고 있노라 솔직히 말하며 안 되나.

오라인 쇼핑몰 상품마다 꼬드기듯 살살

나부끼는 저 말 깃발들 좀 봐.

"착한 가격!"

 

 

 

―『동시먹는 달팽이』(2021,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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