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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신형건
착한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나? 착한 어린이들은 또
어디로 갔나?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착한 어린이, 길바닥에 껌을 함부로 뱉지 않는
착한 어린이, 동네 어른들에게 공손히 인사 잘하는
착한 어린이, 주운 물건을 주인에게 꼭 돌려주는
착한 어린이, 그 어린이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착한 어른들이 됐을 텐데... 스스로 착하다는
말 갖다 쓰기 머쓱해서 그러나? 이젠
엉뚱한 곳에다 그 말을 턱, 턱, 붙이네.
그냥 물건 좀 싸게 사고 싶다고 고백하면
안 되나. 늘 그런 작은 욕심을 마음속 고이
품고 있노라 솔직히 말하며 안 되나.
오라인 쇼핑몰 상품마다 꼬드기듯 살살
나부끼는 저 말 깃발들 좀 봐.
"착한 가격!"
―『동시먹는 달팽이』(2021,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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