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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잠의 스위치 1
지하선
밤의 이마 한가운데 박힌 달의 눈꺼풀
우주 기호 나열된 잠의 버튼 꾹꾹 누른다
태초의 침묵 그 너머에서 날아온 마른번개 한줄기
길을 밝혔지만
주파수 어긋난 은하 한 자락 문틈에 끼이고
별빛의 갈피마다 바람살 맞은 신음
시간의 통점을 찌른다
자정의 실핏줄 속에서 꿈틀거리는 새벽
초침에서 떨어지는 적막을 뒤척이는데
벌겋게 충혈된 잠의 문틈으로
달그림자 얼비친 꿈의 쭉정이 푸루룩 빠져나온다
새로 돋는 갓밝이 어둠을 쪼아 먹는 날갯짓 부산하다.
―시집『그 잠의 스위치』(미네르바,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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