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그 잠의 스위치 1 /​지하선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6. 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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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잠의 스위치 1

 

​지하선

 

밤의 이마 한가운데 박힌 달의 눈꺼풀

우주 기호 나열된 잠의 버튼 꾹꾹 누른다

 

​태초의 침묵 그 너머에서 날아온 마른번개 한줄기

길을 밝혔지만

주파수 어긋난 은하 한 자락 문틈에 끼이고

별빛의 갈피마다 바람살 맞은 신음

시간의 통점을 찌른다

 

​자정의 실핏줄 속에서 꿈틀거리는 새벽

초침에서 떨어지는 적막을 뒤척이는데

 

​벌겋게 충혈된 잠의 문틈으로

달그림자 얼비친 꿈의 쭉정이 푸루룩 빠져나온다

 

​새로 돋는 갓밝이 어둠을 쪼아 먹는 날갯짓 부산하다.

 

 

 

―시집『그 잠의 스위치』(미네르바,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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