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시를 읽어야 할 시간

치자꽃과 꽃치자 /박숙경

흐르는 물(강북수유리) 2021. 8. 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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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자꽃과 꽃치자

 

박숙경

 

 

저 햐양을

꽃이라 하자

향기라 말하자

새콤달콤 걸려 있는

꽃이라 치면 꽃이 되고

향기라 말하면 향기가 되는

치자꽃이라면 치자꽃이 되고

꽃이라 치자 하면 꽃치자가 되는

저, 창백해진 잎사귀의 불안을

저, 반짝이는 꽃잎의 불안을

저, 아물다만 노란 상처를

저, 별빛의 두근거림을

저, 햇살의 여백을

저, 둥근 미소를

향기라 치자

저 순수를

 

눈물이라 하자

 

 

 

ㅡ시집『그 세계의 말은 다정하기도 해서』(시인동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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