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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 봄시(詩)
이영필
정 끝에 실었던 꿈 석공은 간데없고
전설을 끌어안은 천년 탑은 침묵한다
검버섯 꽃으로 피어 지고 피고 또 지고
그날의 영상미가 꽃비로 쏟아진다
대웅전 촛불 밝혀 어둔 마음 비춰보면
날마다 하늘문 열던 열쇠 하나 보인다
님 가도 돌은 남아 아픔을 말해주고
눈 잠시 감았다가 다시 눈 뜨는 사이
모두는 역사가 되어 바람 속에 머문다
ㅡ계간 『시조시학』(2021, 여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