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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헌책방
김현주
당신은,
옛이야기 책
알록달록한 낡은 표지 속에서
아나, 곶감, 하면
아기울음소리 뚝, 그칠 것 같은 오래된 골목
방앗간 옆 헌책방 난전에 쭈그리고 앉아 읽던
장화홍련콩쥐팥쥐홍길동흥부놀부심청이와어린왕자피터팬백설공주고뇌하는햄릿과해와달이된젊은베르테르까지,
해거름에 별책부록 같은 아버지 헛기침소리 별빛으로
붉게 쏟아지면 우르르 마중 나오던 골목의 신화들,
마지막 잎새처럼 슬프고도 아름다운 옛이야기들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
어린 손자의 손을 잡고
밑줄 친 영웅들을 몇 분 골라 바구니에 담고 있는
화수분 같은 골목은 오래 묵을수록
고전古典이 되고 경전經典이 된다.
―시집『유채꽃 광장의 증언』(문학아카데미,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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