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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김밝은
사람과 사람 사이 애틋한 온도는 몇 도쯤일까
누구 한 사람의 마음에 화상을 입힐 수도 있지
다정하던 한쪽이 싹둑 베어져 나가고
무리에서 멀어졌다고 느낀 순간
무덤덤한 온도의 이방인이 되었다
한때는
함께 달리는 누 떼의 같은 무리여서
주저 없이 꼬리에 꼬리를 잡던 때도 있었는데
발길이 멈칫,
횡단보도 한가운데서 가던 길을 놓쳐버리고
단단하게 묶여있던 시선마저 느껴지지 않아
어리둥절한 나를 들여다보면
저 혼자 휘파람을 불고 있는
한 그루 외톨이 나무로 흔들리고 있다
ㅡ 『서정과현실』(2021, 하반기호)